한덕수 없는 '맹탕' 대정부질문…의장은 질타, 양당은 고성
  • 김정수 기자
  • 입력: 2025.04.14 18:24 / 수정: 2025.04.14 18:24
'헌법재판관 지명·대선 출마' 논란 당사자
대행 없는 자리…국무위원은 원론적 답변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의미 없는 싸움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불출석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국정 운영의 총책임자이자, 헌법재판관 지명과 대선 출마를 둘러싼 논란의 당사자이지만 정작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이다. /배정한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불출석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국정 운영의 총책임자이자, 헌법재판관 지명과 대선 출마를 둘러싼 논란의 당사자이지만 정작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이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4일 국회에 출석하지 않으면서 대정부질문이 '맹탕'으로 일단락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한 권한대행을 향해 "무책임하다"고 지적했고, 여야는 의미 없는 고성만 주고받았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대정부질문에 불출석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국정 운영의 총책임자이자, 헌법재판관 지명과 대선 출마를 둘러싼 논란의 당사자이지만 정작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이다.

우 의장은 대정부질문 시작을 알리기 전 한 권한대행을 강하게 질타했다. 우 의장은 "오늘 국무총리가 일방적으로 불출석했다"며 "양 교섭단체 양해도 없었고 의장의 허가도 없었다. 기록으로 확인되는 한 국무총리든 통 권한대행이든 지금까지 없었던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일방적인 불출석이 헌법을 무시하는 것인지, 국회를 무시하는 것인지, 국민을 무시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이런 무책임한 태도가 반복되선 안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 권한대행의 불출석으로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 논란과 각종 대미 현안 질문은 국무위원이 대신하는 답하는 식으로 이어졌다. 결국 원론적 수준의 답변만 되풀이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영무 기자(현장풀)
한 권한대행의 불출석으로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 논란과 각종 대미 현안 질문은 국무위원이 대신하는 답하는 식으로 이어졌다. 결국 원론적 수준의 답변만 되풀이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영무 기자(현장풀)

한 권한대행의 불출석으로 그를 향한 질문은 국무위원이 대신하는 답하는 식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원론적 수준의 답변만 되풀이됐다. 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 논란이 대표적이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행정부 몫으로 돼 있는 부분이라 총리가 필요성이 있다면 임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화정의 기본 정신인 삼권분립 원칙도 많이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총리가 여러 가지고 고려했을 것"이라고만 답했다.

통상과 민감국가 등 각종 대미 현안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였다. 한 권한대행은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대미 외교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정작 설명은 외교부 차관이 대신했다. 이마저도 기존에 알려진 내용에 그쳤다.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김병주 민주당 의원의 민감국가 관련 질의에 "에너지부 내부 절차에 따르기에 (해제까지는) 물리적으로 좀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관세 부과에 대해선 "상호관세만 유예되고 보편관세 10%는 부과되는 것으로 이해한다"며 "전반적으로 관세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있을 것이고, 유예 90일 기간에 관세를 철폐하거나 인하하는 방향으로 미국과 적극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정부질문 도중 여야 간 고성이 오가면서 파행 직전까지의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학영 국회부의장이 간곡히 호소한다고 요청한 뒤에야 대정부질문이 겨우 재개될 수 있었다. /뉴시스
대정부질문 도중 여야 간 고성이 오가면서 파행 직전까지의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학영 국회부의장이 "간곡히 호소한다"고 요청한 뒤에야 대정부질문이 겨우 재개될 수 있었다. /뉴시스

대정부질문 도중 여야 간 고성이 오가면서 파행 직전까지의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김병주 의원은 고기동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에게 질문하던 중 발언 시간이 초과 돼 마이크가 꺼지자 질의를 마쳤다. 이후 "내란 수괴 윤석열은 파면됐지만 내란은 지속되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내란공모 정당으로서 해산해야 한다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이 일어나 김 의원을 향해 삿대질하며 항의했다. 이후 권 의원이 민주당 의원석으로 다가가며 반발하자 민주당 의원들도 고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주변에 있던 몇몇 의원들은 당사자를 말리기도 했다.

이학영 국회부의장은 "간곡히 호소한다"며 "자중해주길 바란다. 조용히 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 뒤에야 대정부질문이 겨우 재개될 수 있었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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