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동현 기자] 한국이 유엔(UN) 193개 회원국 중 유일한 미수교국이자 북한의 혈맹국이었던 시리아와 정식 수교를 맺었다.
11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태열 장관은 10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커스에서 아스아드 알샤이바니 시리아 외교장관과 '대한민국과 시리아 간 외교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해 시리아와 공식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
지난해 쿠바에 이어 시리아와 수교를 맺으며 한국은 북한을 제외한 모든 유엔 회원국과 수교를 맺게 됐다.
외교부는 "지난해 쿠바와의 수교 이후 유일한 미수교국으로 남아 있던 시리아와 외교 관계를 수립함으로써 우리나라는 191개 유엔 회원국 모두와 수교를 완결하는 역사적 이정표를 세웠다"며 "그동안 북한과의 밀착으로 관계가 두절됐던 시리아와의 양자관계에 새로운 협력의 장이 열리게 됐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수교 공동성명에 서명한 후 알샤이바니 외교장관과 양자 회담을 갖고 수교 이후 양국 관계 발전 방향 등을 협의했다.
조 장관은 시리아의 안정과 번영이 중동 평화, 나아가 글로벌 평화에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시리아 수교를 바탕으로 한 양측간 협력이 시리아 발전과 중동의 안정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특히 조 장관은 시리아의 국가 재건 과정에서 우리의 개발 경험을 전수할 의사를 밝히고, 제반 여건 개선 시 우리 기업의 재건 활동 참여 가능성도 타진했다. 또한 의약품, 의료기기 및 쌀 등 인도적 물품을 제공함으로써 시리아가 직면한 인도적 위기 대응을 지원할 의사를 밝혔다.
이에 알샤이바니 외교장관은 한국의 개발 경험 공유 의사 및 인도적 지원 계획에 사의를 표했다. 이어 대시리아 제재 완화를 위한 한국의 지원을 기대한다며, 향후 시리아 재건에 있어 한국 측 기여 방안에 대해서도 지속 논의해 나가자고 했다.
조 장관은 이후 아흐메드 알샤라아 대통령을 예방해 아사드 정권 축출 이후 포용적인 정부 구성을 통해 신정부의 출범을 축하했다.
아울러 조 장관은 시리아가 포용적 정치 프로세스를 지속해 극단주의에 대한 단호한 대응 및 화학무기 제거 등 국제사회의 요구에 부응해 나간다면 시리아 재건 및 지속적 경제 발전을 위한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신정부의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도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알샤라아 대통령은 양국 외교관계 수립을 환영하고 새로운 시리아의 출발에 한국의 지지가 긴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수교를 통해 두 나라가 국제 평화에 기여하는 우호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고 제안했다.
한국은 지난 1991년 유엔 가입 후 시리아, 쿠바와의 수교를 지속적으로 추진했지만 북한의 개입으로 매번 무산됐다.
시리아는 1966년 북한과 수교를 맺은 이후 군사 협력 등을 지속했다. 하지만 북한에 우호적이었던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축출되자 시리아 주재 북한 외교관들도 현지에서 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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