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로 대선 출사표 던진 이재명…'진짜 대한민국' 꺼냈다
  • 김세정 기자
  • 입력: 2025.04.10 11:51 / 수정: 2025.04.10 11:51
10일 영상 통해 대선 출마 선언
"사회적 갈등 원인은 경제적 양극화"
"민생 살리는데 색깔이 무슨 의미냐"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재명TV 갈무리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재명TV 갈무리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11분36초 분량의 다큐멘터리 형식의 출마 영상에서 이 전 대표가 제안한 핵심 키워드는 '진짜 대한민국'이다. 사회적 갈등의 근본 원인을 경제적 양극화에서 진단하고, 그 해법으로 정부 주도의 대규모 투자를 제안하며 경제에 방점을 찍는 메시지를 내놨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유튜브 채널 '이재명TV'를 통해 영상을 공개하고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영상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 당시 거리에서 시민들이 환호하는 장면으로 시작해 이 전 대표가 출마 의지를 밝히는 인터뷰로 전환된다.

이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세계사에 남을 일'이라고 평가하면서 국민들의 저항으로 이를 끌어냈다고 봤다. 그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대함은 헌법이라는 제도 자체에 있는 게 아니라 제도를 갖고 사는 우리 국민 스스로의 위대함"이라며 "민주적 국가 훼손하려는 그들의 시도에 대해 끊임없이 저항해 왔고 이번에도 저항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겨울이 너무 길고 깊었다"며 "겨울이 깊었던 것처럼 봄은 더 따뜻하겠다. 따뜻한 봄날을 한번 꼭 만들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사회적 대립과 갈등이 극심해졌다고 진단하면서 그 원인을 경제적 양극화에서 찾았다. 그는 "원인이 여러 가지 있겠지만 아주 근본적인 건 먹고 살기가 어려워서, 세상 사는 게 힘들어서 그렇다"며 "더 잘살게 됐는데 왜 부족하게 됐냐면 편중됐기 때문이다. 소위 양극화, 불평등, 격차가 너무 커졌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총량으로는 과거보다 더 많은 걸 가지고 있는데 개별적으로 보면 한 군데 몰려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먹고 사는 문제인 먹사니즘에 그치지 않고 국민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잘사니즘을 거듭 강조했다. /이재명TV 갈무리
이 전 대표는 먹고 사는 문제인 '먹사니즘'에 그치지 않고 국민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잘사니즘'을 거듭 강조했다. /이재명TV 갈무리

이 전 대표는 "경제는 민간 영역만으로는 제대로 유지나 발전되기 어렵다"며 "정부 영역의 역할이 중요한데 거의 3년간 정부는 경제를 방치해뒀고, 이제는 첨단과학 기술에 대한 투자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과학기술의 수준이 높아져서 개별 기업들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정부 단위의 인력 양성, 또 대대적인 기술 개발 연구개발 투자, 스타트업이나 벤처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되면 다시 또 (경제는) 살아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민간 주도 성장의 한계를 짚으며, 정부가 경제 회복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는 분명한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이같은 이 전 대표의 인식은 '잘사니즘'의 개념으로도 연결된다. 먹고 사는 문제인 '먹사니즘'에 그치지 않고 국민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구상이다. 이 전 대표는 "고통스럽게 살지 않게 해줘야 한다는 건 잘 산다는 것과는 좀 다르다"며 "조금 더 가치 지향적이고 조금 더 정신적이고 고통 없는 삶을 넘어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생을 살리기 위해선 정치적 이념을 넘어서는 실용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반복됐다. 이 전 대표는 "민생을 살리는데 색깔이 무슨 의미인가"라며 "빨간색이냐 파란색이냐 아니면 어떤 정책이 누구의 생각에서 시작된 것이냐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어떤 게 더 유용하고, 어떤 게 더 필요하냐가 최고의 기준이 돼야 한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K이니셔티브(K-Initiative)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K-컬처와 K-민주주의 등을 예로 들며 한국이 소프트파워에서도 세계를 선도할 수 있다는 전략 구상이다. /이재명TV 갈무리
이 대표는 'K이니셔티브(K-Initiative)'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K-컬처와 K-민주주의 등을 예로 들며 한국이 소프트파워에서도 세계를 선도할 수 있다는 전략 구상이다. /이재명TV 갈무리

이 대표는 'K이니셔티브(K-Initiative)'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K-컬처와 K-민주주의 등을 아우르는 개념이기도 하다. 이 전 대표는 "문화 영역에서는 상당 부분 선도하고 있지 않나. 또 촛불혁명, 빛의혁명을 통해 평화의 혁명으로 현실 권력을 끌어내린 민주주의 힘을 보여줬다"며 "대한민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여러 영역이 있다고 보는데 이런 것들을 K이니셔티브로 통칭하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비록 규모는 적지만 소프트파워 측면에서는 세계를 여러 영역에서 선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런 나라를 한번 꼭 만들어보겠다"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작지만 큰 나라, 많은 사람이 희망을 가지고 행복한 삶을 꿈꾸는 그런 세상이 봄날 아니겠나"라며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 대한국민의 훌륭한 도구, 최고의 도구 이재명이 되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오는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비전선포식을 열고, 'K이니셔티브'의 구체적 구상과 '진짜 대한민국'의 로드맵을 공개할 예정이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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