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두구육' 이준석…조기 대선 앞두고 책임론 도마 위
  • 서다빈 기자
  • 입력: 2025.04.09 05:00 / 수정: 2025.04.09 05:00
이준석, 8일 대선 예비후보 등록
"정치적 책임은 인정…출마 막긴 무리"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 /더팩트 DB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 /더팩트 DB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 탄생 일등 공신으로 평가받는 이 의원이 책임을 국민의힘으로 돌리면서다.

8일 오전 이 의원은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적어도 이 혼란 사태에 대해 진성성 있는 사과와 반성이 필요하다"며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정작 윤석열 정부 탄생에 헌신한 자신의 과거에 대한 사과나 반성은 없었다.

이 의원은 과거 국민의힘 당대표에서 쫓겨난 이후 20대 대선 당시 자신의 상황을 '양두구육(羊頭狗肉, 양의 머리를 걸어 놓고 실제로는 개고기를 판다)'에 비유했다. 지난 2022년 8월 그는 양두구육 논란에 "제가 뱉어낸 양두구육의 탄식은 저에 대한 자책감 섞인 질책이었다"며 "돌이켜 보면 양의 머리를 흔들면서 개고기를 가장 열심히 팔았고 가장 잘 팔았던 사람은 바로 저였다"고 해명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의 '양두구육' 발언을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를 혼란스럽게 했다는 자백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의원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한 야권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 의원의 정치적 행보를 겨냥해 "본인의 책임에 대해서는 회피하고 결국에는 과거 행적에 대해서는 어떤 반성도 없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 의원에게 일정 부분 정치적 책임이 있다는 데에는 공감하면서도 이를 근거로 출마 자격까지 문제 삼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새롬 기자
일각에서는 이 의원에게 일정 부분 정치적 책임이 있다는 데에는 공감하면서도 이를 근거로 출마 자격까지 문제 삼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새롬 기자

야권은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따른 정국 혼란에 이 의원도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같은 당 천하람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그 책임을 윤 전 대통령에게 돌렸다.

지난 7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한 천 권한대행은 '이 의원과 천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을 만드는 데 일조한 사람들'이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윤 대통령은 그렇게 생각 안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듣기 싫은 말, 뾰족한 말이 있었을 수는 있지만 결국 내용적으로는 다른 시각이었을 뿐이다. 그걸 포용했더라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대선 정국에 접어든 정치권은 후보 자격 문제를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이번 선거의 책임이 국민의힘에 있는 만큼 여권이 대선 후보를 내세울 자격이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 의원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이 의원에게 일정 부분 정치적 책임이 있다는 데에는 공감하면서도 이를 근거로 출마 자격까지 문제 삼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대한 정치적 책임이 있는 건 맞지만 후보를 내지 않을 만큼의 무거운 책임인지는 따져봐야 할 문제"라면서 "이 의원도 마찬가지다. 윤 전 대통령을 만드는 데 공을 세운 인물이긴 하지만 이미 당에서 쫓겨난 지 한참 됐다. 그것만으로 출마를 막자고 이야기하는 건 다소 무리"라고 평가했다.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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