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정수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8일 마용주 대법관 후보자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각각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어 임기가 곧 종료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임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명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입장문을 통해 "임기 종료 재판관에 대한 후임자 지명 결정은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언제든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될 수 있는 상태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라는 점, 또한 경찰청장 탄핵 심판 역시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헌재 결원 사태가 반복돼 헌재 결정이 지연될 경우 대선 관리, 필수 추가경정예산(추경) 준비, 통상 현안 대응 등에 심대한 차질이 불가피하며 국론 분열도 다시 격화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한 권한대행은 "저는 지난해 12월 대통령 권한대행이 된 직후 위기에 처한 국정을 안정적으로 균형 있게 이끌어가는 것이 저의 마지막 소임이라 생각한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며 "헌법재판관 임명은 제가 가장 깊이 고민한 현안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저는 위험 수위에 도달한 국론 분열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모든 사안을 헌법과 법률에 따라 판단하고자 했다"며 "헌법과 법률이 미처 정해놓지 못한 사항은 헌정사의 전례를 참고해 현명한 선인들의 판단을 따르고자 했고, 그마저 여의치 않은 경우에는 국민의 대표인 여야가 대한민국의 분열을 막기 위해 이견을 내려놓고 합의하는 용단을 내려주실 것을 간절하고 간곡하게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후 저에 대한 탄핵 심판이 진행되는 동안 후임 대통령 권한대행이 여야 합의가 명확하게 이뤄진 두 분을 먼저 임명했다"고 부연했다.
한 권한대행은 "대통령 권한대행의 직무에 복귀한 지금 저는 세 가지 무거운 책임을 맡게 됐다"며 "그것은 대통령을 대신해 국정을 운영하면서 산불 피해와 통상 전쟁을 다 같이 돌파할 해법을 찾고, 차기 대선 과정을 공명정대하게 관리해 나갈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많은 갈등의 원인이 되었던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 등과 관련해 대법원장 제청과 국회 동의 과정을 모두 마친 마 후보자를 대법관으로 임명했다"며 "헌법재판소법과 헌재 판결에 따라 마 후보자를 헌재 재판관으로 임명했다"고 했다.
또 "열흘 뒤 임기가 종료되는 문 직무대행과 이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로 이 처장과 함 부장판사를 지명했다"며 "이 처장과 함 부장판사는 각각 검찰과 법원에서 요직을 거치며 긴 경력을 쌓았고, 공평하고 공정한 판단으로 법조계 안팎에 신망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분이야말로 우리 국민 개개인의 권리를 세심하게 살피면서, 동시에 나라 전체를 위한 판결을 해주실 적임자들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 권한대행은 "마 재판관과 두 분의 합류를 통해 헌재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헌정 질서의 보루라는 본연의 사명을 중단없이 다해나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한 권한대행은 "제가 오늘 내린 결정은 그동안 여야는 물론 법률가, 언론인, 사회 원로 등 수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고 숙고한 결과"라며 "저는 법적 검토를 거친 뒤, 오늘 오전 동료 국무위원들의 의견을 마지막으로 여쭙고 저의 결정을 실행에 옮겼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사심 없이 오로지 나라를 위해 슬기로운 결정을 내리고자 최선을 다했고 제 결정의 책임은 오롯이 저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js8814@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