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한남동 관저에서 언제 퇴거할 지도 관심이 쏠린다. 여러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윤 전 대통령은 나흘째 관저에 머물며 퇴거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윤 전 대통령은 4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 이후 나흘째인 7일 오후까지 관저 퇴거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관저에 머무르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파면과 함께 경호를 제외한 대부분의 예우를 받을 수 없게 됐다. 그가 관저를 비워줘야 하는 시기는 명문화돼 있지는 않지만 준비가 되는 대로 이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10일 파면 선고를 받고 이틀 뒤인 12일 청와대를 떠나 삼성동 사저로 이동했다. 사저를 비워둔 기간이 길었던 만큼 정비를 거쳐 이사했다.
일단 윤 전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 입주 이전 거주하던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사저로 이주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지난 2006년 김건희 여사 명의로 이곳을 매입했고, 2010년부터 거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 초에도 한남동 관저를 정비하는 약 6개월 간 이곳에서 용산 대통령실로 출퇴근했다.
다만 아크로비스타는 다른 전 대통령들의 사저와 달리 공동주택이기 때문에 경호에 어려움이 있다. 또한 윤 전 대통령 내외는 관저에서 생활하면서 여러 반려동물과 지냈기에 아예 새로운 장소를 물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은 파면 결정 이후 주말까지 관저에서 참모진과 여당 의원들을 잇따라 만났다. 선고 당일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는 "당을 중심으로 대선 준비를 잘해서 꼭 승리하길 바란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튿날인 5일에는 나경원 의원을 만나 "어려운 시기 역할을 많이 해줘서 고맙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전 대통령에게 빠른 퇴거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준호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은 헌재의 파면 선고 즉시 대통령직을 잃고 자연인이 됐다"며 "하지만 아직도 한남동 관저를 꿰차고 앉아서 '상왕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서초동 사저든 어디든 상관없으니 관저를 즉시 비우길 바란다"며 "자격을 잃은 당신들이 누워있는 자리, 먹는 음식, 경호 인력, 하다못해 전기세 등은 당신을 파면한 국민들의 세금"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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