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판결 승복은 윤석열 대통령이 하는 것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사실상 불복 선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와 민주당을 향해 승복을 선언하라고 재차 촉구했다.
권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에서 "판결을 앞둔 이 대표와 민주당 태도는 정말 충격적이다. 이 대표는 승복 여부를 묻는 질문에 '승복은 윤석열이 하는 것'이라며 사실상 불복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 같자 이에 대비한 빌드업인지, 마지막까지 헌재를 압박하기 위한 대국민 겁박인지 알 수 없지만 어느쪽이든 책임있는 정치 지도자의 태도라고 할 수 없다"며 "이 대표가 바라는 것이 충돌과 유혈사태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권 위원장은 애당초 오늘의 사태를 불러온 데는 민주당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30번의 공직자 줄탄핵, 무자비한 핵심 예산 삭감, 이재명 방탄 법안과 사회갈등 법안의 일방 통과 등 정부 기능을 마비시키는 의회 독재를 멈추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를 비롯해 외교·안보·경제·민생 위기 상황을 언급하며 "위기를 극복하고 도약의 길로 나아가려면 가장 먼저 정치부터 달라져야 한다"라며 "정치가 갈등 조정자이자 사회 통합의 마중물이 돼야 한다. 아무리 의견이 달라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은 반드시 법과 제도의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라며 민주당에 대오각성과 승복 선언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권 위원장은 헌재에 법리와 원칙에 따른 올바른 판결을 내려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탄핵심판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큰 갈등과 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헌재의 올바른 판결이다. 헌재가 국민께서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판결을 내려야만 이후 갈등과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을 향해서는 "설령 받아들이기 힘든 판결이 나온다고 해도 법과 제도의 틀 안에서 대화와 타협이란 정치의 본질을 지키며 대안을 모색하고 절충안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런데도 갈등을 부추기고 혼란을 키우는 정치새력이 있다면 국민 여러분께서 과감히 퇴출시켜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권 위원장은 무엇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경우에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선고 당일 그 어떤 불상사도 있어선 안 된다"라며 "저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선고 당일 및 이후에 안전 관리에 각별히 노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경찰은 질서유지와 사고방지에 최선을 다해주길 부탁한다"고 했다.
아울러 개헌 추진 의지도 보였다. 권 위원장은 "이번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사태를 통해서 시대에 맞지 않는 87체제의 모순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흔히 제왕적 대통령제라고 생각해왔던 우리 헌법이 실제로는 의회독재를 견제할 최소한의 수단조차 사실상 전무한 제왕적 의회 헌법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꼬집었다.
그는 "내일 헌재의 심판 결과 대통령 직무복귀로 결정된다면 우리 당도 서둘러 적극적으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대통령께서도 임기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만큼 국민 뜻을 모아 시대정신에 맞는 헌법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 어느 것도 특정 개인이나 세력에 장악되지 않고 강화되고 단일화된 국민요구를 담아내는 더 큰 헌법을 만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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