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탈북민 출신인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열린 국회 본회의 도중 '공산주의자'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여야가 충돌했다.
박 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 촉구 결의안' 찬성 토론에 나선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 중 "공산주의자"라고 크게 외쳤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사과하세요", "징계합시다"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일부 의원들은 책상을 주먹으로 내리치며 격분했다.
이학영 국회부의장은 박 의원에게 해당 발언 의도 설명을 요청했으나 박 의원은 "할 생각 없다"며 답변을 거부한 채 본회의장을 퇴장했다.
이후 양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의사진행 발언을 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은 "(박 의원에게) 신상발언 기회를 줬는데 그것을 무시하고 나갔다. 국회 부의장도 시간을 줬는데 거부한 것은 국회 자체를 모독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국회 차원에서 이것은 반드시 징계해야 된다. 우리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문제기 때문에 박 의원과 국민의힘의 입장을 듣고 싶다"고 일갈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수석은 "(박 의원에게) 확인해 본 결과 (공산주의자 발언은) 마 후보자에 대한 발언이지 그게 강 의원에 대한 발언일 수 가 있겠냐"며 "어떤 사안에 대해서 본인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표명하는 것은 의사 표현의 자유"라고 짚었다.
박 원내수석은 민주당 의원들의 격한 항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그는 "민의의 정당인 국회에서도 다른 사람이 발언할 때 이렇게 압박을 하는데 본인한테 어떤 압박을 했으면 본인 해명도 못 하고 나갔겠냐"며 "민주주의적인 태도가 전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본회의장을 나간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강 의원이 '자유민주주의 헌법을 수호해야 하는 헌법재판소'라고 했고 (제가) '공산주의자는 안 된다'라고 얘기했다"며 "(마 후보자는) 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해야 하는 헌재의 재판관으로서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 원내수석부대표의 발언이 끝난 뒤 국회는 마 후보자 임명 촉구 결의안을 찬성 184표, 반대 2표로 통과시켰다. 국민의힘 의원들 다수가 퇴장하면서 회의장에 남은 박 원내수석과 최은석 의원만 표결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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