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선고 D-3] '승복하라'는 與 '파면'만 외치는 野…"승복 메시지 우선"
  • 이하린 기자
  • 입력: 2025.04.01 21:01 / 수정: 2025.04.01 21:01
野 내부 불복 발언까지…"헌재, '불의' 선고하면 불복해야"
정치권 "여야 불문 '승복'해야…국론 분열 최소화의 길"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이 발표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도로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장윤석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이 발표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도로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장윤석 기자

[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이 정해지자 여야 사이 묘한 입장차가 감지된다. 국민의힘은 '승복'을 강조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승복 여부에 대한 정확한 입장 표명 없이 '파면'을 외쳤다. 선고를 앞두고 '심리적 내전' 수준으로 국민 간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분열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수용 의지가 담긴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기일을 오는 4일 오전 11시로 지정했다. 선고일이 정해지자 국민의힘은 헌재의 조속한 선고 기일 지정을 환영하며 승복 메시지를 내놓았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인민재판을 방불케 할 정도로 헌재에 특정 판결을 강요하고 일부 의원은 판결 선고 전 불복 선언했다. 당장 중단해 주길 바란다"며 "헌재는 특정 결론을 강요하는 민주당의 공세에 절대 흔들려선 안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승복 의사 대신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공관 앞에서 진행한 원내 지도부 긴급 기자회견에서 "헌재가 내란 상황을 종식할 수 있는 최고의 판결은 의심 없는 내란 수괴 윤석열의 파면뿐"이라고 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도 이날 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헌재가 내란수괴 윤석열을 파면해 대한민국의 국체와 국헌을 수호하는 단호한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야당 내부에선 헌재의 판결에 불복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왔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헌재가 불완전하고 비정상정인 정족수로 내란 수괴 윤석열을 끝내 파면하지 못하거나 기각하는 결론을 내린다면, 이를 수용할 수 없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고 했다.

박 의원은 "주권자인 국민으로서는 헌재의 불의한 선고에 불복할 수밖에 없다"며 "헌법 수호의 의무를 지닌 국회의원인 저는 더더욱 승복할 수 없다. 그때야말로 헌법에 나오는 4·19 민주 이념을 계승해 국민들과 함께 대대적이고 필사적인 저항에 나서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이 발표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지지자들이 탄핵 반대 집회를 펼치고 있다. /장윤석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이 발표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지지자들이 탄핵 반대 집회를 펼치고 있다. /장윤석 기자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명확한 승복 메시지를 내지 않는 것을 두고 지지층 결집 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만에 하나 있을지도 모르는 탄핵 기각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사전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현재 민주당의 행보는 헌재 압박과 지지층 결집에 방점이 찍혀있다"며 "실제로 탄핵이 기각될 시 민주당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재발의하거나 지지층을 결집해 윤 대통령 퇴진 시위를 강화하는 등의 로드맵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국론 분열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야가 먼저 선고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여야를 불문하고 어느 쪽이든 승복 메시지를 내야 한다"며 "장외투쟁의 즉각 중단 등 탄핵 심판 선고 이후의 정국 상황을 빠르게 안정화하기 위해 여야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진영 논리에 정치권이 편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민주당은 거리에 나가는 등 장외투쟁도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underwat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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