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층 민심에 자신감?…'벼랑 끝 승부수' 벼르는 민주당
  • 김세정 기자
  • 입력: 2025.03.31 13:26 / 수정: 2025.03.31 14:10
한덕수에 '마은혁 임명' 4월1일 데드라인 제시
초선들 내각 총사퇴 엄포까지
리얼미터 이재명 양자대결 50% 넘어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지자 더불어민주당이 벼랑 끝 승부수를 준비하고 있다. 한덕수 재탄핵에 이어 초선 의원들이 국무위원 총탄핵 카드까지 꺼내 들며 강경한 압박에 나섰고, 지도부도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 시한을 4월1일로 못박으며 초강수를 던졌다. /임영무 기자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지자 더불어민주당이 벼랑 끝 승부수를 준비하고 있다. '한덕수 재탄핵'에 이어 초선 의원들이 국무위원 총탄핵 카드까지 꺼내 들며 강경한 압박에 나섰고, 지도부도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 시한을 4월1일로 못박으며 초강수를 던졌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지자 더불어민주당이 벼랑 끝 승부수를 준비하고 있다. '한덕수 재탄핵'에 이어 초선 의원들이 국무위원 총탄핵 카드까지 꺼내 들며 강경한 압박에 나섰고, 지도부도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 시한을 4월1일로 못박으며 초강수를 던졌다. 이재명 대표가 사법리스크를 벗고 여론조사에서 중도층 민심까지 흡수하자 강공 일변도 전략에 힘을 실은 양상이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헌재의 대통령 탄핵 심판 지연을 이유로 정부와 여당을 겨냥해 최후통첩성 경고를 연일 날리고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직에 복귀한 한 대행이 마은혁 후보자의 임명을 미루고 있는 상황에서 헌재 내 '5대3 교착설' 등이 나오자 한층 더욱 강한 공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임기가 끝나는 4월 18일까지도 결론이 나오지 않는다면 탄핵 심판이 자칫 미궁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배경에 깔려있다.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지난 28일 긴급성명서를 통해 "헌재의 정상 운영을 위해 마 후보자의 임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한 대행이 30일까지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다면) 우리 국회는 아무것도 따지지 않겠다. 바로 한 대행에 대한 재탄핵 절차에 들어가겠다"라고 했다. 이어 권한대행 승계 가능성이 있는 모든 국무위원들을 향해서도 마 후보자 임명을 거부한다면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즉시 탄핵하겠다"라고 경고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 대행을 향해 "마 재판관을 4월 1일까지 임명하라. 헌법수호 책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중대 결심을 할 것"이라며 압박에 가세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마 재판관을 4월 1일까지 임명하라며 헌법수호 책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중대 결심을 할 것이라며 압박에 가세했다. /임영무 기자
박찬대 원내대표도 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마 재판관을 4월 1일까지 임명하라"며 "헌법수호 책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중대 결심을 할 것"이라며 압박에 가세했다. /임영무 기자

민주당이 초강경 대응을 이어가는 데는 마 후보자의 임명이 탄핵 국면의 정치적 파국을 막을 전략적 마지노선이라는 판단이 자리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중도층 민심에 대한 확신도 한몫한다.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지지율이 한층 더 탄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역풍에 대한 우려가 없진 않지만 그마저도 감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셈이다.

이날 공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은 47.3%로 36.1%인 국민의힘에 오차범위 밖 우위를 보였다. 중도층에선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각 52.1%와 26.2%로 민주당이 두 배 정도였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이 대표는 49.5%로 직전 조사인 3월 2주차보다 2.6%P가 상승해 압도적 선두를 달렸다. 대선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이 대표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모두를 상대로 50% 넘는 지지율을 나타냈다.

이같은 수치는 민주당이 더이상 물러설 필요가 없다는 결단의 당위성을 뒷받침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해소됐으니까 강하게 밀고 나가더라도 대세에는 지장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중도층이 이탈하더라도 기권을 하면 했지, 국민의힘 쪽으로는 가지 않는다는 셈법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초강수 전략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계속된 탄핵 정국이 국민적 피로감을 높일 수 있는 데다 최근 한 대행의 탄핵소추까지 기각되며 '9전 9패'라는 비판에 직면한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부담이다. 초선 의원들의 총탄핵 경고에 선을 긋는 분위기도 있다.

계속된 탄핵 정국이 국민적 피로감을 높일 수 있는 데다 최근 한 대행의 탄핵소추까지 기각되며 9전 9패라는 비판에 직면한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부담이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권성동 국민늬힘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배정한 기자
계속된 탄핵 정국이 국민적 피로감을 높일 수 있는 데다 최근 한 대행의 탄핵소추까지 기각되며 '9전 9패'라는 비판에 직면한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부담이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권성동 국민늬힘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배정한 기자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박 원내대표는 총탄핵 카드에 대해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그는 "한 대행의 결단을 요청한 것 같다"면서도 "4월 1일 이후에는 지금 같은 국정혼란, 헌법파괴 행위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것 아닌가. 법안 마련을 포함해 국회가 할 수 있는 걸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박범계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줄탄핵 가능성'에 대해 "초선 의원들의 결기"라고 말하면서 의견수렴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헌정상태가 내란으로도 이미 위기를 맞았는데 중단 상태에 이르는, 일종의 무정부 상태에 이를 수 있는 위험성을 결기 있는 마음으로 표현한 거라고 본다"며 "그것을 실제로 채택하느냐 여부는 지도부와 조금 더 당론으로, 합리적으로 숙고해댜 될 문제라는 생각을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절실한 마음에 의해서 초선 의원들이 그런 기자회견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도부와 초선 의원들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인용된 여론조사는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26~28일 전국 성인 15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했다. 무선 RDD를 활용한 ARS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6.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P다.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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