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수천억 원의 적립금을 보유한 사립대학들이 등록금을 인상하면서도 정작 교육 투자와 장학금 지급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을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공개한 30개 사립대학의 2025년도 예산 자료에 따르면 일부 대학은 등록금 수입을 늘리고도 교육비와 장학금 투자는 오히려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양대는 등록금을 4.90% 올려 등록금 수입이 143억원 늘었지만 교육비를 201억원 줄였다. 중앙대도 4.95% 인상으로 등록금 수입이 35억원 증가했지만 교육비는 192억원 감소했다. 이화여대, 고려대, 동국대 등도 등록금 수입이 늘어났으나 교육비 투자는 줄였다.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은 국가장학금Ⅱ유형의 지원을 받을 수 없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장학금 축소와 등록금 인상이라는 이중고를 떠안게 된다.
교내장학금 등의 확대 없이 등록금을 올릴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에게 돌아간다. 실제 30개 대학 중 19곳은 줄어든 국가장학금Ⅱ유형 지원액을 충분히 보전할 수준의 교내 장학금을 편성하지 않았다. 중앙대와 숭실대는 오히려 교내 장학금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을호 의원은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들 중 상당수가 교육비나 장학금으로 제대로 환원하지 않고, 국가장학금 축소에 대해서도 별다른 보전 조치 없이 학생들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며 "등록금 인상이 학생을 위한 실질적 투자로 이어졌는지 철저히 점검하고, 교육부의 책임도 끝까지 따져 묻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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