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장고 속 길어지는 '尹의 침묵'
  • 이헌일 기자
  • 입력: 2025.03.27 10:00 / 수정: 2025.03.27 10:00
尹, 석방 당일 이후 3주째 공식 발언 자제
'헌재 결정 승복 메시지' 요구에도 침묵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 장고를 이어가는 가운데 당사자인 윤석열 대통령은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윤 대통령이 8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빠져나오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 장고를 이어가는 가운데 당사자인 윤석열 대통령은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윤 대통령이 8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빠져나오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 장고를 이어가는 가운데 당사자인 윤석열 대통령은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석방 이후 3주 가까이 언행을 자제하며 헌재 결정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27일 윤 대통령 측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8일 석방 직후 법률대리인단을 통해 공개한 메시지를 끝으로 공식적인 대외활동이나 발언 없이 관저에 머물고 있다. 단식 중인 지지자들의 건강을 염려하며 중단을 권고하는 차원의 메시지만 전해졌다.

20일에는 인요한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헌재 앞에서 단식 중인 지지자들에게 "탄핵심판 결과가 아무리 중요해도 여러분의 생명보다 소중할 수 없으니 부디 단식을 멈추시고 건강을 회복하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25일에는 단식 중인 전모 씨와 통화하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이고, 헌재 앞에서 밤을 지새는 다른 시민과 청년의 건강도 걱정된다"고 단식 중단을 권고했다고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가 전했다.

그는 앞서 석방 직후 법률대리인단을 통해 발표한 메시지에서도 비상계엄을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으로 표현한 것을 제외하면 정치적 함의를 자제했다. 주로 재판부와 지지층, 국민의힘에 감사를 표하고 단식을 중단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석방 당일과 이튿날 참모, 여당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도 "당을 잘 운영해줘 고맙다" "잠을 많이 자니 더 건강해졌다" "성경을 열심히 읽었다" 등 감사의 뜻과 함께 수감생활 소회를 주로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8월 29일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8월 29일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석방 당시 이같은 행보를 두고 '관저 정치'를 재개하는 것이 아니냐는 눈초리도 있었지만 정반대 태도를 취하는 모습이다. 선고를 앞두고 여론전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경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선고에 앞서 윤 대통령이 직접 헌재 판결에 승복한다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주장도 정치권을 비롯해 각 계에서 나왔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도 직무 복귀 이후 치안관계장관회의에서 "헌재 결정이 어떤 결과로 귀결되더라도 우리 사회가 분열과 대립을 넘어 하나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서도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그 사이 헌재의 평의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한 권한대행 복귀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2심 선고 등 굵직한 이슈가 이어지면서 여론 분열은 더욱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탄핵 찬반 양 측에서 단식, 삭발 등 적극적인 의사표현이 이어지고, 일부 국회의원들을 향한 물리적 폭력도 발생했다. 이에 헌재의 빠른 선고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박찬대 원내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의원들은 전날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이 종결된 지 30일이 지났다"며 "오늘 중 선고기일을 지정함으로써 국민 질문에 화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다만 전례를 감안하면 헌재의 선고는 또다시 한 주를 넘길 전망이다. 통상 헌재는 선고기일을 2~3일 전에 알렸는데 전날까지 공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주 초 선고 가능성도 낮아 사실상 탄핵심판 결론은 4월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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