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베네수엘라 갱단 추방 위해 사문화 법률까지…법원 즉시 기각
  • 김수민 기자
  • 입력: 2025.03.16 10:58 / 수정: 2025.03.16 10:58
227년 전 제정된 '적성국 국민법' 발동
美 연방법원 "이미 내보내기 시작" 제동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 불법 체류 중인 갱단원 추방에 나섰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227년 전 제정된 적성국 국민법(Alien Enemies Act) 권한을 발동했지만 연방 법원이 즉시 기각하면서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 불법 체류 중인 갱단원 추방에 나섰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227년 전 제정된 '적성국 국민법'(Alien Enemies Act) 권한을 발동했지만 연방 법원이 즉시 기각하면서다. /AP·뉴시스

[더팩트ㅣ김수민 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 불법 체류 중인 갱단원을 추방하기 위해 227년 전 제정된 '적성국 국민법'(Alien Enemies Act) 권한을 발동했지만 연방 법원이 즉시 기각했다.

15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공식 문서에서 "나는 오늘 '트렌 데 아라과'(TdA) 카르텔에 소속된 사람 중 미국 내에 있으면서 합법적 시민권을 갖지 않은 14세 이상 모든 베네수엘라 시민에 대해 체포·구금·추방할 것을 선포한다"며 "이들은 미국을 향한 실질적인 적대 행위에 책임을 진 자들"이라고 밝혔다.

문서에 기술된 모든 '적성국 국민'을 즉시 체포·구금·추방하기 위한 재량권이 국토안보부 장관에게 부여된다고 덧붙였다. 모든 행정부 부서 및 기관, 미국의 법 집행 공무원은 지방정부와 협력해 모든 합법적 수단을 동원해 체포 등을 실행에 옮기라고도 지시했다.

트렌 데 아라과는 베네수엘라에서 태동한 악명 높은 국제 마약 밀매·폭력 집단으로, 지난달 미국 국무부가 멕시코 마약 카르텔들과 함께 '외국 테러 단체'(FTO)로 지정한 8개 갱단 중 하나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들 중 다수가 미국에 불법적으로 침투해 비정규전을 수행하며 적대적 행동을 수행한다고 규정했다.

이날 트럼프가 권한 발동 근거로 제시한 적성국 국민법은 1798년 제정됐다. 18세기 미국과 프랑스 간 전쟁 가능성이 커지자 프랑스 편을 들 가능성이 있는 이민자들을 겨냥해 만들어졌지만 이 법이 발동된 것은 1812년 미·영 전쟁과 1차·2차 세계대전 때 등 세 차례에 그쳤다.

트럼프의 이같은 시도는 연방 법원의 기각으로 수포로 돌아갔다.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의 제임스 E. 보아스버그 판사는 서류가 접수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이를 기각하며 " 정부는 이미 트럼프의 주장에 따라 새로 추방되는 이민들을 항공편으로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에 보내기 시작했고 그곳에서 감금 시켰기 때문에 (새 법을) 금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 법무부는 판사의 가처분 명령에 대해 즉각 항소했다.


su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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