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야당이 상법 개정안 일방적 처리 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경제를 망치는 정책들을 지금이라도 철회해달라"며 "일방적으로 통과한다면 국민의힘은 즉각 재의요구권을 건의해서 기업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권 위원장은 "기어코 민주당이 오늘 본회의에 상법 개정안을 재상정하겠다고 했다"며 "대한상공회의소는 상법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투자, R&D(연구·개발) 차질 우려 등 기업들의 중장기적인 경쟁력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여러 차례 분명히 밝힌 바 있다"고 했다.
그는 "상법 개정으로 대한민국 기업이 글로벌 기업 사냥꾼 표적이 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며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행동주의 펀드 타깃이 된 한국 기업은 2017년 3개에 불과했으나 2022년 49개, 2023년 77개까지 급증했다"고 했다.
이어 "경영권 위협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어느 기업인이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겠나. 더욱이 사업 초기 시가총액이 적은 기업들은 미래를 위한 투자와 발전 전략 수립에 다 쏟아도 부족한 에너지를 경영권 방어에 써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입으로는 K-엔비디아를 외치지만 민주당이 밀어붙이는 경제 질서로는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상법 개정안 부결 당론을 정했냐'는 질문에 "아마 그렇게 될 것 같다. (법안이) 상정하면 반대할 것이고, 권 위원장 말대로 재의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어 "주주 충실 의무는 말로는 그럴듯한데, 기업의 핵심적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며 "무분별한 소송이 남발되거나 최고경영자의 혁신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가능성 때문에 부정적 영향만 높은 법안"이라고 했다.
앞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지난달 26일 상법개정안을 통과한 바 있다. 상법 개정안은 회사의 이사 충실 의무 범위를 일반 주주에게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이 법안에 대한 여야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27일 본회의 상정이 불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