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석방'에 대선 준비 멈춘 野…'1강' 이재명은 숨 돌리기
  • 서다빈 기자
  • 입력: 2025.03.12 00:00 / 수정: 2025.03.12 00:00
野, 尹 탄핵 총공세…조기 대선 논의 중단
'이재명 때리기' 멈춘 비명계
'흑기사' 된 尹? 숨통 트인 李
윤석열 대통령의 석방 후폭풍이 거세다.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하면서 조기 대선을 준비하던 야권은 관련 논의를 사실상 중단하는 분위기다. /서예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석방 후폭풍이 거세다.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하면서 조기 대선을 준비하던 야권은 관련 논의를 사실상 중단하는 분위기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석방 후폭풍이 거세다. 조기 대선을 준비하던 야권은 관련 논의를 사실상 중단하는 분위기다. 야권이 일제히 윤 대통령 탄핵에 집중하면서 유력 차기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숨 돌릴 기회를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이 참석하는 '내란 종식 민주 헌정 수호 새로운 대한민국 원탁회의'에서는 윤 대통령 석방 이후 조기 대선 논의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혁신당이 제안하고 비명(비이재명)계가 환영했던 오픈 프라이머리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야 5당이 참석하는 원탁회의 실무협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현재와 같은 엄중한 시국에서 조기 대선 논의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며 "내란수괴가 법을 이용해 탈옥한 뒤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데 조기 대선 논의를 하는 것은 너무 한가해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 프라이머리를 제안했던 혁신당 역시 같은 입장을 보였다. 혁신당 관계자는 "지금 오픈 프라이머리를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현재 시민들의 위기감과 공포감이 극에 달한 상황인 만큼 탄핵 대응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도 우선 윤 대통령의 탄핵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12일과 13일 여의도 국회에서 종로구 광화문까지 도보로 이동하는 단체 행진을 예고했다. 김문수·박홍배·전진숙 민주당 의원은 11일 오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의 신속한 결론을 촉구하며 삭발에 나서기도 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윤 대통령 석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법조인이라면 누구도 예상 못 했을 것이다. 수십 년간 해왔던 전례가 한 방에 뒤집힌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석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부작용을 차단하는데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내란 수괴가 풀려난 상황"이라며 "대통령 권한이 정지돼 있더라도 무슨 행동을 할지 모른다. 증거 인멸을 할 가능성이 있어 비상 체제에 돌입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석방이 야권 결집을 불러오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반사이익이 돌아갔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박헌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석방이 야권 결집을 불러오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반사이익이 돌아갔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박헌우 기자

그동안 이 대표를 견제해 온 비명계 인사들도 그를 향한 공개적인 비판을 멈추고 윤 대통령 탄핵 추진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경복궁역 인근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했고,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하철 역사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야권이 대선 준비보다 탄핵에 집중해 헌재 심리 결과에 따른 반발을 최소화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윤 대통령 석방 이후 야권은 더욱 결집하고 있다. 야 5당 지도부는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단식에 나선 시민단체의 농성장을 찾아 원탁회의 연석회의를 열었으며,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공동 비상시국 범국민대회를 개최하며 대응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석방이 야권 결집을 불러오면서 이 대표에게 반사이익이 돌아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응천 전 개혁신당 의원은 채널A 라디오 '정치 시그널'에 출연해 윤 대통령을 이 대표의 '흑기사'라고 표현하며 윤 대통령의 석방이 이 대표의 논란을 덮었다고 주장했다.

조 전 의원은 "윤 대통령 구속 취소 직전만 해도 이 대표가 '검찰과 비명계가 짜고 내 뒤통수를 쳤다'라고 말하면서 민주당이 난리 났다"며 "대통령 석방으로 당 내부의 반발, 분란, 오픈 프라이머리, 임기 단축 개헌 등의 말을 꺼내면 역적인 상황이 됐다. 이 대표가 하기 싫어하는 건 다 덮였다"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이 대표를 둘러싼 논란이 윤 대통령 석방 이슈로 덮이면서 오히려 (야권) 지지자들은 똘똘 뭉치게 됐다"며 "윤 대통령을 옹호하고 있는 국민의힘이 오히려 정치적 부담을 떠안게 되면서 이 대표에게 숨 쉴 틈이 생긴 셈"이라고 설명했다.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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