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석방' 돌발 변수…與 잠룡들 '신중 모드'
  • 이하린 기자
  • 입력: 2025.03.10 18:12 / 수정: 2025.03.10 18:12
"尹 대통령, 장외 정치 계속…여권 잠룡 입장 모호"
강경 지지층을 잡으려다 중도층을 잃을까…'딜레마'
윤석열 대통령이 8일 법원의 구속취소 청구 인용으로 석방됐다. 사진은 윤 대통령이 이날 오후 5시 40분쯤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빠져나오며 지지자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는 모습. /서예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8일 법원의 구속취소 청구 인용으로 석방됐다. 사진은 윤 대통령이 이날 오후 5시 40분쯤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빠져나오며 지지자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는 모습.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석방이라는 돌발 변수로 인해 여권 대선 주자들의 입장이 모호해졌다. 대부분의 주자가 환영 의사를 밝혔지만, 윤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의 향방이 불분명함에 따라 선뜻 대선 행보를 이어 나가진 못하는 상황이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물밑 작업을 하던 여권 대권 주자들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윤 대통령의 석방이 가져온 영향 때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중도 보수를 표방하며 아젠다를 세팅한 반면, 국민의힘은 '아스팔트 극우'와의 관계로 인해 중도층을 놓칠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 잠룡들은 윤 대통령의 구속 취소와 석방에 대해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밝혔다. 대선을 앞두고 '윤 대통령과의 거리 두기'나 '새로운 길 모색'과 같은 정치적 메시지를 내야 할 필요성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대통령의 장외 정치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모양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 대통령의 구속취소와 석방을 계기로 이제 대한민국의 사법절차 전체가 정상으로 복귀하도록 해야 한다"며 "그간 대통령에 대한 수사, 체포, 구속, 재판 과정에 많은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해 왔지만, 편파적이고 불공정한 법 집행이 계속됐다"고 지적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8일 SNS를 통해 "법원의 적법한 판단이 존중받아야 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이라며 "윤 대통령의 석방 결정을 환영한다"고 했다.

그간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8일 SNS에 "법원이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면 구속 취소는 당연하다"며 "(윤 대통령은) 건강을 잘 챙기면서 충분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7일 SNS에 "그동안 줄기차게 윤 대통령 구속은 불법 구속이니 구속 취소하라는 내 주장을 받아준 법원의 결정에 대해 격하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여권 대선 잠룡들이 딜레마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내 경선을 위해서는 강경 지지층을 의식해야 하지만, 본선에선 확장성이 부족해 명확한 노선을 정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지도부와 통화하는 등 장외 정치를 이어 나가는 상황에서 여권 대선 잠룡들이 위치가 더 애매해졌다"며 "지금 대선 주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탄핵 심판 결과를 겸허히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탄핵 심판 결과에 따라 당의 입장이 재정립될 수 있는 만큼, 당내 잠룡들이 신중하게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최 평론가는 "탄핵이 인용되면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이 없어지기 때문에 다시 구속될 가능성이 커져 이에 따라 당이 새로운 길을 모색할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탄핵이 기각되면 "그간 탄핵에 찬성해 왔던 한 전 대표의 정치적 활로가 더욱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underwater@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