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하>] "낋여왔어요"…'잼아재' 이재명의 MZ 언어 소통
  • 신진환 기자
  • 입력: 2025.03.08 00:00 / 수정: 2025.03.08 00:00
혁신당 창당 1주년에 깜짝 등장한 조국
여야 잠룡 지지자 온라인 채팅방 활성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청년들과 만나는 모습이 지난 6일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이 대표가 칠가이나 낋여왔어요라는 최신 밈(meme)을 사용하는 모습이 젊은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 대표 X 갈무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청년들과 만나는 모습이 지난 6일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이 대표가 '칠가이'나 '낋여왔어요'라는 최신 '밈'(meme)을 사용하는 모습이 젊은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 대표 X 갈무리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Chill하게" "낋여왔어요"…밈 쓰는 잼아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청년들과 만났다지?

-지난 6일 민주당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와 이 대표의 개인 유튜브 채널 '이재명'에서 이 대표가 10명의 MZ청년과 만나는 영상이 공개됐어. 이 대표가 MZ 사이에서 유행하는 신조어를 맞추기도 했고, 함께 공기놀이나 밸런스 게임을 하거나 고민 상담을 하는 코너도 있었어. 이 대표는 자신의 닉네임을 정해달라는 요청에 '잼아재'(재명 아저씨)라는 걸 고르기도 했지. 시종일관 웃음이 끊이질 않더라고.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언급도 있었어. '외모가 질투 나는 사람이 있냐'는 청년들의 질문에 이 대표는 "많다"며 쿨한 모습을 보였지. 그러면서 조 전 대표를 꼽더라. 박장대소와 함께 조 전 대표의 눈을 부러운 이유로 들더라고.

-고민 상담 코너에선 청년들에게 '희망을 버리지 말라'는 조언도 건넸어. 이 대표는 "젊은 세대를 보면 미안하다. 우리 세대는 어려운 환경에서 살기는 했는데 희망이 있는 세상을 살았다"며 "그때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게 맞는 말이라고 했는데 요즘은 그런 얘기 하면 뺨을 맞을 것 같다"라고 했지. 그러면서 "너무 기회가 적고 미래가 불확실한 사회를 물려준 거 같아 미안하다"며 "그래도 세상은 여기서 끝나지 않으니까 새 희망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어.

영을 준비하면서 칠가이 쇼츠를 보고 있는 이 대표의 모습. 빨간 운동화와 회색 스웨터, 청바지 차림의 갈색 강아지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은은한 미소를 짓고 있는 일러스트다. 특유의 여유로운 모습으로 MZ세대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대표 X 갈무리
영을 준비하면서 칠가이 쇼츠를 보고 있는 이 대표의 모습. 빨간 운동화와 회색 스웨터, 청바지 차림의 갈색 강아지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은은한 미소를 짓고 있는 일러스트다. 특유의 여유로운 모습으로 MZ세대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대표 X 갈무리

-민주당 지지층이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는 이 대표의 솔직담백한 모습에 재밌다는 반응이 많더라고. 특히 영상 제목이 큰 화제를 불러 모았지. 이 대표 개인 채널은 'chill하게 꿀잼아재 출격이오'라는 제목을 달았더라고. 요즘 유행하는 '칠 가이'(chill guy)라는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을 사용한 거야.

-빨간 운동화와 회색 스웨터, 청바지 차림의 갈색 강아지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은은한 미소를 짓고 있는 일러스트인데 특유의 여유로운 모습으로 MZ세대들에게 큰 인기라고 해. 이 대표의 X(트위터)에는 이 대표가 촬영을 준비하는 동안 칠 가이를 보고 있는 모습의 사진이 올라왔지.

-'낋여오거라'는 밈도 사용했더라고. '(밥을) 차려오거라'는 말을 '찵여오거라', '(국을) 끓여오라'는 말을 '낋여오거라'로 변형한 말인데 마찬가지로 MZ들 사이에서 소소하게 유행이라고 해. X에 촬영 준비 사진과 함께 '낋여왔어요'라는 문구를 적었더라고. 누리꾼들은 60대인 이 대표가 밈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모습이 재밌다고 하더라. 청년 세대와 활발하게 소통하려는 모습이 인상 깊기도 하고 말이야.

지난 3일 창당 1주년을 맞이한 조국혁신당이 다가오는 조기 대선 국면에서 압도적 승리로 정권을 교체하고 당의 비전인 사회권 선진국을 핵심 아젠다로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서다빈 기자
지난 3일 창당 1주년을 맞이한 조국혁신당이 다가오는 조기 대선 국면에서 압도적 승리로 정권을 교체하고 당의 비전인 '사회권 선진국'을 핵심 아젠다로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서다빈 기자

◆'첫돌' 맞은 혁신당…조국, 창당행사 깜짝 등장?

-지난 3일 조국혁신당이 창당 1주년을 맞아 창당대회를 열었다며?

-맞아. 혁신당 의원 전원을 비롯해 당직자, 당원 350여 명이 자리했어. 행사 막바지쯤 혁신당은 조 전 대표가 수감되기 사흘 전 찍은 영상을 공개했어. 영상 속 조 전 대표는 "당세 확장에 전념해달라"고 강조하면서 혁신당이 해야 할 첫 번째 과제로 당원 늘리기를 꼽았어. 그는 "혁신당이 3번인 만큼 주권당원 30만 명이 되기를 바란다"며 당비를 내는 주권당원의 증가가 중요하다고 언급했어. 또 "창당되지 못한 지역의 시도당을 모두 창당하고, 이미 창당된 곳도 내부 조직을 강화해야 한다"라고도 했어.

정상진 혁신당 홍보위원장이 황운하 원내대표의 발언 시간을 핸드폰 타이머로 재는 모습. /서다빈 기자
정상진 혁신당 홍보위원장이 황운하 원내대표의 발언 시간을 핸드폰 타이머로 재는 모습. /서다빈 기자

-행사에 참여한 이들은 조 전 대표를 그리워하며 그의 이름을 외치기도 했다고?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이 "이 순간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까?"라고 묻자 당원들은 "조국!"이라고 외쳤어. 김 권한대행은 "우리는 국민이 만들어준 1년을 바탕으로 10년, 100년을 향해 멈추지 않고 나아가겠다"고 강조했지. 황운하 원내대표도 "조국 대표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순간"이라며 그리움을 표했어.

-또 현장에서 재밌는 장면도 있었어. 황 원내대표가 발언에 앞서 "핸드폰 보면서 짧게 이야기하겠다"고 운을 뗐는데 그 순간 정상진 홍보위원장이 당의 캐치프레이즈인 "3년은 너무 길다"를 활용해 "3분은 너무 길다"고 받아쳤지. 정 위원장은 핸드폰 타이머를 켜고 황 원내대표의 발언 시간을 재기도 했지. 짧게 이야기한다더니 결국 5분 19초가 나와서 한바탕 웃음이 터지기도 했어. 조국 없는 창당 1주년을 맞이한 혁신당이 앞으로 어떻게 당세를 확장해 나갈지 궁금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따른 조기 대선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이재명(사진) 민주당 대표를 포함한 여야 대권 잠룡들의 지지자들이 온라인 채팅방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모습이다. /배정한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따른 조기 대선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이재명(사진) 민주당 대표를 포함한 여야 대권 잠룡들의 지지자들이 온라인 채팅방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모습이다. /배정한 기자

◆여야 잠룡들 응원 '단체방' 열기 후끈후끈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아직 헌재가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는 알 수 없어. 하지만 여야 대권 잠룡들은 사실상 대선 모드로 전환한 것처럼 보여. 이런 와중에 지지자들도 결집 현상을 보인다고?

-결집이라고 해야 하나. 분명한 건 여야 대권 잠룡들의 지지자들이 만든 온라인 '오픈 채팅방'이 활성화됐다는 점이야. 국민의힘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한동훈 전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등의 단체 채팅방이 가동되고 있어. 야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대항마로 꼽히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 지지자 모임방이 개설된 상태야.

-단체방에서는 뭘 하는 거야?

-주로 지지하는 정치인에 대한 언론 보도를 공유하더라고. 진영을 떠나 경쟁 정치인에 대한 보도도 마찬가지. 그때마다 응원이나 비난의 글이 올라오더라(웃음). 어쨌든 이번 주중 꾸준히 살펴본 결과 불순한 의도는 보이지 않았어.

-재밌는 일화는 없었어?

-모든 회원이 익명이라서 그런지 누군가 단체방에 들어와 소란을 피우는 경우는 있더라. 예컨대 철수를 지지하는 누군가가 '영희방'에 들어가 영희를 비난하는 식이야. 그러면 바로 응징당해. 운영자가 채팅을 삭제하고 비방자를 쫓아내더라고. 한 전 대표 단체방에서도 익명의 누군가가 가발 루머 글을 올렸다가 강제 퇴장당했어. 채팅 글도 바로 없어졌어.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시민이 정말 많아. 정치적 이념이 다르다고 해서 서로 적대시하지 않았으면 해.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김수민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동현 인턴 기자, 이하린 인턴 기자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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