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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Chill하게" "낋여왔어요"…밈 쓰는 잼아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청년들과 만났다지?
-지난 6일 민주당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와 이 대표의 개인 유튜브 채널 '이재명'에서 이 대표가 10명의 MZ청년과 만나는 영상이 공개됐어. 이 대표가 MZ 사이에서 유행하는 신조어를 맞추기도 했고, 함께 공기놀이나 밸런스 게임을 하거나 고민 상담을 하는 코너도 있었어. 이 대표는 자신의 닉네임을 정해달라는 요청에 '잼아재'(재명 아저씨)라는 걸 고르기도 했지. 시종일관 웃음이 끊이질 않더라고.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언급도 있었어. '외모가 질투 나는 사람이 있냐'는 청년들의 질문에 이 대표는 "많다"며 쿨한 모습을 보였지. 그러면서 조 전 대표를 꼽더라. 박장대소와 함께 조 전 대표의 눈을 부러운 이유로 들더라고.
-고민 상담 코너에선 청년들에게 '희망을 버리지 말라'는 조언도 건넸어. 이 대표는 "젊은 세대를 보면 미안하다. 우리 세대는 어려운 환경에서 살기는 했는데 희망이 있는 세상을 살았다"며 "그때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게 맞는 말이라고 했는데 요즘은 그런 얘기 하면 뺨을 맞을 것 같다"라고 했지. 그러면서 "너무 기회가 적고 미래가 불확실한 사회를 물려준 거 같아 미안하다"며 "그래도 세상은 여기서 끝나지 않으니까 새 희망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어.
-민주당 지지층이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는 이 대표의 솔직담백한 모습에 재밌다는 반응이 많더라고. 특히 영상 제목이 큰 화제를 불러 모았지. 이 대표 개인 채널은 'chill하게 꿀잼아재 출격이오'라는 제목을 달았더라고. 요즘 유행하는 '칠 가이'(chill guy)라는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을 사용한 거야.
-빨간 운동화와 회색 스웨터, 청바지 차림의 갈색 강아지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은은한 미소를 짓고 있는 일러스트인데 특유의 여유로운 모습으로 MZ세대들에게 큰 인기라고 해. 이 대표의 X(트위터)에는 이 대표가 촬영을 준비하는 동안 칠 가이를 보고 있는 모습의 사진이 올라왔지.
-'낋여오거라'는 밈도 사용했더라고. '(밥을) 차려오거라'는 말을 '찵여오거라', '(국을) 끓여오라'는 말을 '낋여오거라'로 변형한 말인데 마찬가지로 MZ들 사이에서 소소하게 유행이라고 해. X에 촬영 준비 사진과 함께 '낋여왔어요'라는 문구를 적었더라고. 누리꾼들은 60대인 이 대표가 밈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모습이 재밌다고 하더라. 청년 세대와 활발하게 소통하려는 모습이 인상 깊기도 하고 말이야.
◆'첫돌' 맞은 혁신당…조국, 창당행사 깜짝 등장?
-지난 3일 조국혁신당이 창당 1주년을 맞아 창당대회를 열었다며?
-맞아. 혁신당 의원 전원을 비롯해 당직자, 당원 350여 명이 자리했어. 행사 막바지쯤 혁신당은 조 전 대표가 수감되기 사흘 전 찍은 영상을 공개했어. 영상 속 조 전 대표는 "당세 확장에 전념해달라"고 강조하면서 혁신당이 해야 할 첫 번째 과제로 당원 늘리기를 꼽았어. 그는 "혁신당이 3번인 만큼 주권당원 30만 명이 되기를 바란다"며 당비를 내는 주권당원의 증가가 중요하다고 언급했어. 또 "창당되지 못한 지역의 시도당을 모두 창당하고, 이미 창당된 곳도 내부 조직을 강화해야 한다"라고도 했어.
-행사에 참여한 이들은 조 전 대표를 그리워하며 그의 이름을 외치기도 했다고?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이 "이 순간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까?"라고 묻자 당원들은 "조국!"이라고 외쳤어. 김 권한대행은 "우리는 국민이 만들어준 1년을 바탕으로 10년, 100년을 향해 멈추지 않고 나아가겠다"고 강조했지. 황운하 원내대표도 "조국 대표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순간"이라며 그리움을 표했어.
-또 현장에서 재밌는 장면도 있었어. 황 원내대표가 발언에 앞서 "핸드폰 보면서 짧게 이야기하겠다"고 운을 뗐는데 그 순간 정상진 홍보위원장이 당의 캐치프레이즈인 "3년은 너무 길다"를 활용해 "3분은 너무 길다"고 받아쳤지. 정 위원장은 핸드폰 타이머를 켜고 황 원내대표의 발언 시간을 재기도 했지. 짧게 이야기한다더니 결국 5분 19초가 나와서 한바탕 웃음이 터지기도 했어. 조국 없는 창당 1주년을 맞이한 혁신당이 앞으로 어떻게 당세를 확장해 나갈지 궁금해.
◆여야 잠룡들 응원 '단체방' 열기 후끈후끈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아직 헌재가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는 알 수 없어. 하지만 여야 대권 잠룡들은 사실상 대선 모드로 전환한 것처럼 보여. 이런 와중에 지지자들도 결집 현상을 보인다고?
-결집이라고 해야 하나. 분명한 건 여야 대권 잠룡들의 지지자들이 만든 온라인 '오픈 채팅방'이 활성화됐다는 점이야. 국민의힘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한동훈 전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등의 단체 채팅방이 가동되고 있어. 야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대항마로 꼽히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 지지자 모임방이 개설된 상태야.
-단체방에서는 뭘 하는 거야?
-주로 지지하는 정치인에 대한 언론 보도를 공유하더라고. 진영을 떠나 경쟁 정치인에 대한 보도도 마찬가지. 그때마다 응원이나 비난의 글이 올라오더라(웃음). 어쨌든 이번 주중 꾸준히 살펴본 결과 불순한 의도는 보이지 않았어.
-재밌는 일화는 없었어?
-모든 회원이 익명이라서 그런지 누군가 단체방에 들어와 소란을 피우는 경우는 있더라. 예컨대 철수를 지지하는 누군가가 '영희방'에 들어가 영희를 비난하는 식이야. 그러면 바로 응징당해. 운영자가 채팅을 삭제하고 비방자를 쫓아내더라고. 한 전 대표 단체방에서도 익명의 누군가가 가발 루머 글을 올렸다가 강제 퇴장당했어. 채팅 글도 바로 없어졌어.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시민이 정말 많아. 정치적 이념이 다르다고 해서 서로 적대시하지 않았으면 해.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김수민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동현 인턴 기자, 이하린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