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3년 체포동의안 가결 당시 당내 비명계와 검찰의 유착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당내 반발이 거세다. 박용진 전 의원은 "애써 조성한 통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이 대표의 해명을 촉구했고, 우상호 전 의원은 "오버한 발언이자 실수"라고 질타했다.
박 전 의원은 7일 자신의 SNS에 "이 대표의 매불쇼 발언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저를 비롯한 당내 다양한 분들을 만나 통합의 메시지를 내다 돌연 지난 일을 두고 논란을 자초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라고 밝혔다.
박 전 의원은 이 대표의 발언이 당 통합을 저해하고 지지자들에게도 상처를 준다고 짚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모진 기억이 있지만 지난 악연 때문에 '국민과 민주주의의 승리'라는 대의명분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이재명 대표를 만났고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힘을 모으자고 말씀을 나눴다"며 "그런데 당대표가 애써 조성한 당내 통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한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또다시 저만 바보가 된 느낌이었다"며 "지난 총선에서 낙천과 배제의 고통을 겪으면서도 당을 떠나지 않고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작은 역할도 마다하지 않으려 하는 동지들과 그 지지자들의 상처를 덧내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박 전 의원은 "당내 비주류 인사들을 두루 만났으니 이제 통합을 위한 구체적인 후속 조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던 입장에서는 난감한 일이고, 민주당의 내부 분열과 분란을 기대하던 내란추종 세력들에게는 이익이 돼버렸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압도적으로 승리해야 국민통합을 위한 동력을 확보하게 된다. 당내 통합이 압도적 승리와 국민통합의 출발점이라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다"며 "국민과 민주당의 압도적 승리를 위해서 이번 일로 벌어진 갈등과 분열이 더 커지지 않도록 이재명 대표의 해명과 조치가 있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우상호 전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소위 반명계, 비명계 인사들이 검찰과 짜고 뭐 행위를 한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조금 오버한 발언"이라며 "실수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얼른 수습해야 된다"라고 했다.
우 전 의원은 "지나간 총선 얘기는 안 하는 게 좋다. 아직 총선에 대한 앙금이 다 사라지지 않지 않았나"라며 "승리한 총선인데 굳이 지나간 공천 얘기를 왜 하셨을까. 지나치게 솔직한데 그럴 필요가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우 전 의원은 "여러 사람들과 전화로 접촉을 해봤는데 이 얘기를 듣는 소위 상당히 많은 국민과 정치그룹들이 상당히 서운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어떤 형태로든 이 파장을 수습해야 한다"며 "그냥 지나갈 수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반명 친명계는 이 대표의 발언이 과도하게 해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진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김영수입니다'에 출연해 "계획을 갖고나 의도를 갖고 했던 발언이라고 보지 않고 가볍게 했던 얘기인데 과하게 해석되고 평가되는 것 같아 아쉽다"라고 했다.
김 의원은 "그동안 이재명 대표가 대권 예비후보 주자들과도 만났고, 과거의 여러 가지 일들을 서로 상기하고 소회하며 연대·연합을 통해서 내란과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큰 민주당이 되자 그런 취지에 전체적으로는 동의했다"며 "그 속에서 나온 한번의 해프닝 정도의 발언이라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 대표에게 이번 논란과 관련해 직접 물었다고도 전했다. 그는 "(이 대표가) 그게 그렇게 확대 해석이 되냐라고 (제게) 물어봤다"며 "상대방이 바라보기에는 그렇게 볼 사안이 있는데 앞으로는 그런 문제에 관해서는 깊게 생각할 필요가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비명계에 선전포고를 한 것'이라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 김 의원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지난 5일 공개된 유튜브 매불쇼 인터뷰에서 이 대표는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벌인 일, 타임 스케줄에 따라 한 일과 당내에서 움직이며 내게 비공식적으로 협상안으로 제시한 것을 맞춰 보니 다 짜고 한 짓"이라고 주장했다. 진행자가 의미를 되묻자 이 대표는 "당내 일부와 검찰"이라며 "거의 비슷하게 맞춰져 있더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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