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찬성과 반대 측이 연일 집회를 벌이며 여론전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반대 측에서는 헌법재판소를 겨냥한 과격한 구호와 언사가 이어지면서 탄핵 인용 시 서부지법 폭동과 같은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5일 11차 변론기일을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을 마무리하고 선고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해 8명의 헌법재판관들은 이후 수차례 평의를 열고 주요 쟁점에 대한 판단을 가다듬고 있다. 과거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때 변론 종결 이후 선고까지 14일, 11일이 걸린 점을 감안하면 이달 중순 선고가 유력한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12월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촉발된 탄핵 정국이 종착역을 눈앞에 둔 셈이다.
선고가 다가오면서 탄핵 찬반 여론전도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반대 측은 주말과 3·1절을 낀 연휴 기간 광화문과 여의도, 헌재 앞 등 서울 주요 지역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평일에도 집회를 이어가며 헌재를 압박하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단이 조직한 대통령 국민변호인단은 4일부터 헌재 앞에서 무제한 필리버스터 기자회견을 진행 중이다. 대학생과 청년을 중심으로 탄핵 기각·각하를 요구하는 회견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4일에는 연세대·서울대·고려대 등 대학생들을 비롯해 유학생 연합, 2030 형사법 연구모임 등이 의견을 밝혔고, 5일에는 학생들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 서해 피살 공무원의 유가족, 광주전남 청년우파 모임 등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다만 이렇게 집단적으로 의사를 표출하는 과정에서 집회 참가자뿐만 아니라 유력 인사들도 헌재를 겨냥한 과도한 언사를 지속하면서 과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집단행동이 절정에 이를 선고 당일 인용 결정이 나올 경우 자칫 지난 서부지법 폭동과 같은 폭력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과 함께 내란 혐의로 구속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인 이명규 변호사는 지난 1일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집회에서 김 전 장관의 옥중편지를 대독했다. 그 내용 중에는 불법 탄핵 재판을 주도한 문형배·이미선·정계선 헌법재판관을 '처단하자'는 문구가 있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5일 헌재 앞 기자회견에서 "만약 헌재가 윤 대통령 탄핵 소추를 인용한다면 걷잡을 수 없는, 번져가는 폭동이 일어날 것이다. 그 누구도 통제할 수 없다"며 직접 '폭동'을 언급했다. 이에 박태훈 진보당 전국 대학생위원회 준비위원장은 황 전 총리를 내란 선동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앞서 지난 1월 윤 대통령 구속영장이 발부됐을 때 서울서부지법에서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법원을 겨냥한 물리적 폭력을 자행했다. 공수처 차량을 공격하고 수사관을 폭행한 데 더해 법원 건물에 침입해 외벽·창문과 집기 등을 부수고 영장전담판사를 찾아다니기도 했다. 결국 경찰은 이 사태와 관련해 최근까지 137명을 수사하고, 이 중 87명을 구속했다.
이렇게 과열되는 분위기에 종교계도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국내 7개 종단 대표로 구성된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는 5일 입장문을 통해 "헌법이 존재하는 한 (탄핵) 결론은 헌재의 판결에 따라야 한다"며 "민주주의란 절차의 힘으로 세워지는 것이고, 그 절차를 거부하는 순간 우리 모두의 길은 막힐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헌재는 대한민국의 최후의 보루로서 공정한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우리는 믿는다"며 "우리 국민, 정부, 정치권 모두는 (헌재) 결정에 승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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