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림없다'면서도 韓에 집중되는 견제, 그 이유는
  • 김수민 기자
  • 입력: 2025.03.07 00:00 / 수정: 2025.03.07 00:00
중도·청년층 공략 나선 韓
탄핵 찬성 '정당성' 설득
"당내 韓 설 자리 없다" 비판
당대표 사퇴 이후 2개월간 잠행을 마치고 정치권으로 돌아온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향한 여권 내 견제의 강도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이새롬 기자
당대표 사퇴 이후 2개월간 잠행을 마치고 정치권으로 돌아온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향한 여권 내 견제의 강도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당대표 사퇴 이후 2개월간 잠행을 마치고 정치권으로 돌아온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향한 여권 내 견제 강도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는 데 일조했다며 그 책임을 돌리는 동시에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가 나오기 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성급한 행보에 나섰다고 비판한다.

탄핵이 인용돼 조기 대선에 돌입한다면 '누가 광장의 지지자들을 대표하는가'가 아니라 '누가 이길 수 있는 후보인가'가 핵심이 될 상황에서 한 대표의 '중도 확장성'이라는 강점이 어떻게 작용할지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보인다.

한 전 대표는 중도·청년층을 상대로 지지세 확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 전 대표는 6일 한국대학총학생회공동포럼이 주최한 '2025 대학생 시국포럼 : 제1차 백문백답 토론회'에 참석해 10분 정도의 연설 시간을 제외하고는 대학생들의 질문에 답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을 번복한 이유를 묻는 질의에 "여러 오해를 받았는데 저는 계엄 당일부터 끝까지 생각이 바뀐 적 없다"라며 "첫째, 불법 계엄이다. 둘째, 불법 계엄을 한 대통령은 더 이상 직을 수행하면 안 된다. 셋째, 그 과정에서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 세 가지 원칙을 갖고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찾았다"고 답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지난해 12월 8일 '공동 국정운영 체제'를 꾸리겠다고 밝힌 것은 한 전 대표가 강조한 법과 원칙, 헌법에 부합하지 않는 행동이 아닌가' 라는 지적에는 "조기퇴진을 할 것이고 국정을 총리 중심으로 해 2선으로 후퇴하겠다는 대통령의 담화 메시지에 담긴 약속을 기정사실화하기 위한 절차였다"고 설명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당시에는 '이것을 보고 이렇게 비판하나. 억까(억지로 까다)다'라고 생각했다"라면서도 "의도와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생각을 못 했다. 제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한 전 대표는 전날 진행했던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 북콘서트에 이어 이날 토론회에서까지 자신이 계엄 해제에 앞장서고,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강성 지지층과 거리를 두지 못한 다른 여권 대선주자들과 차별화할 뿐 아니라 '배신자' 프레임을 벗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는 데 일조했다며 그 책임을 돌리는 동시에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가 나오기 전 조기대선을 염두에 두고 성급한 행보에 나섰다고 비판한다./남윤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는 데 일조했다며 그 책임을 돌리는 동시에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가 나오기 전 조기대선을 염두에 두고 성급한 행보에 나섰다고 비판한다./남윤호 기자

여권에서는 여전히 대선주자로서의 한 대표의 가능성을 낮게 보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한 재선 의원은 <더팩트>에 "한 전 대표가 당내 설 공간이 현재 없다"라며 "윤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면 그 책임의 화살은 한 대표에게 돌아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 전 대표를 견제하는 듯한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날 한 전 대표를 겨냥해 "당을 이렇게 망쳐놓고 양심이 있어야지, 나라를 이렇게 어지럽게 해 놓고 무슨 쓸데없는 소리냐"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인 신동욱 수석대변인도 지난 4일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 승부'에 출연해 "한 전 대표는 조기 대선이 치러질 거라고 전제하고 나오는 것 같다. 본인의 판단에 따라 할 수 있는 입장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거다"라며 "다른 후보들은 아직은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결을 지켜보고 구체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맞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경쟁력이 없다면서도 한 전 대표를 견제하는 여권의 움직임의 원인이 한 전 대표가 가진 '중도 확장성'에 있다고 분석했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탄핵이 인용된다면 바로 대선이라는 블랙홀로 빠져들게 된다. 그때부터는 보수 지지자들이 '누가 야당 후보를 이길 수 있는 인물인가'를 찾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친한(친한동훈)계 한 관계자도 "명분 없이 쫓아낸 한 전 대표가 대권주자로 돌아오는 게 두려운 것 같다"라며 "시간이 필요할 뿐이지 당원들이 보수를 지키기 위해서는 빠른 태세 전환으로 전략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su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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