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동현 기자] 북한군 5000여 명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추가 투입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부 병력은 이미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됐으며, 나머지는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훈련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3~26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정보총국(DIU) 국장과 특수작전군(SSO) 고위 지휘관을 접견한 내용을 5일 공개했다. 유 의원은 러우 전쟁 전황과 쿠르스크 전투에 투입된 북한군과 관련한 설명을 들었다.
유 의원에 따르면 북한의 2차 파병 규모는 1500여 명이며, 이들은 이미 쿠르스크 인근에 배치 완료된 상태다. 또 3500여 명이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추가 훈련을 받고 있어 3차 파병 가능성이 점쳐진다.
북한은 지난해 6월 러시아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협정을 체결한 뒤 10월부터 러시아 극동지역에 1만2000여 명의 병력을 파병했다. 파병 인원 중 4분의 3은 폭풍군단(11군단), 나머지는 정찰총국 소속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과 북한군은 연합부대를 편성해 쿠르스크 전투를 수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병력 규모는 약 6만3000명에 달하며, 북한군만으로 편성된 부대도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은 파병 북한군에 대해 "공포심이 없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군 관계자는 "북한군 5명의 전투력이 러시아군 10명과 맞먹을 정도로 강한 수준"이라며 "북한군은 소규모 단위로 30~60개 부대를 편성해 전선을 향해 돌격하는 재래식 전술을 구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북한군은 통신 장비가 노후화하고 야간투시경 보급이 적어 야간작전 수행능력은 떨어진다는 평가다. 또 전투 초기에는 드론전 등에 취약했으나 점점 현대전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북한군과 전투 경험이 있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강인한 체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20대 정도의 젊은 청년층으로 구성돼 공포심이 상대적으로 없다"고 평가했다.
유 의원이 만난 우크라이나 군 관계자는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저돌적으로 계속 돌파를 시도하는 모습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도대체 왜 이렇게 절실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DIU는 2월 26일 현재까지 북한군 손실 규모를 전사자 400여 명, 부상자 3600여 명으로 파악했다. 부상자 중 300여 명은 치료 뒤 전선에 재투입됐다.
유 의원은 "우리 군은 북한군의 전투 방식과 현대전 적응 과정을 분석하기 위해 전훈분석단을 파견해야 한다"며 "전투 병력을 보내 전투에 참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실제 전투에서 어떠한 전략·전술을 펼치는지, 현대전 경험을 통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북-러 연합군의 전투력은 어느 정도인지 등에 대해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북-러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협정에 따라 한반도 유사 시 북-러 연합군 운용경험이 활용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 마련이 중요하다"며 "현역 군인을 파견하는 것이 제한된다면 경험 많은 예비역으로 구성된 조직을 파견하는 것도 대안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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