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조국혁신당이 야권 대선 후보 전원이 참여하는 '완전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를 제안했다. 구체적 절차를 마련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 해석까지 마쳤지만 야권은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모습이다.
김선민 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4일 오전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주의 최초로 야권과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대선 오픈프라이머리를 제안한다"며 "각 정당의 모든 대선 후보가 제한 없이 참여하는 '원샷' 방식으로 시민사회가 추천하는 인물도 후보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혁신당이 제안한 오픈프라이머리는 선거 후보를 정하는 당내 경선제에 당원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도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1차 컷오프에 이어 2차 경선, 3차 결선투표 방식으로 진행되며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100% 온라인 투표 시스템을 통해 속도감 있는 경선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황현선 혁신당 사무총장은 "출마를 원하는 모든 후보가 참여하는 방식"이라며 "민주당과 혁신당 후보가 각각 5명, 3명이 될 수 있고 각 당의 내부 선출 절차를 거쳐 한 명만 내보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혁신당은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해 정치적 협상을 거쳐야 하는 단일화의 폐해를 없애겠다는 입장이다. 제도적으로 단일화를 실현해 후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서는 혁신당 제안에 다소 미온적이다.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대선 관련 언급을 극도로 자제하는 민주당으로선 오픈프라이머리 언급이 부담스럽다. 민주당은 당직자들에게도 '대선 언급을 하지 말라'는 내부 지침까지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당의 제안에 대해 "거기 까지 나아가지 않았다"며 "대선을 언급하기에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빠듯한 선거 일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할 경우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하는데, 갑작스럽게 바뀐 경선 방식을 치를 경우 현실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민주당 초선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너무 이른감이 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정이 우선인데 아직 결론도 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렇게 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혁신당이 뚜렷한 대선 후보도 없는 상황인데 어떤 의도로 제안한 건지 모르겠다. 탄핵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만약 이번 대선에서 오픈프라이머리로 진행할 경우 추후 지방선거와 총선에서도 (정당간의) 관계가 복잡해질 우려가 있다"며 "혁신당이 대선에 낼 만한 후보가 없기 때문에 형식적으로 제안한 것이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혁신당과 함께 '내란종식 민주헌정수호 새로운대한민국 원탁회의(원탁회의)'에 참석하는 야권 관계자도 '신중론'을 보였다. 그는 통화에서 "앞서 혁신당이 오픈프라이머리를 지속적으로 주장하긴 했지만 구체적인 방식은 오늘 처음 들었다"며 "정책 투표를 병행한다 해도 사실상 인기투표가 될 가능성이 높아 소수정당에게 불리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각 정당의 대선 후보 선출 방식이 서로 다르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는 "각 당의 당헌·당규에 따라 후보 선출 방식이 다른데 이를 협의하는 과정 자체가 어려울 수도 있다"며 "당마다 이해관계가 다르다 보니 조율 과정도 복잡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혁신당이 독자 후보를 내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해 민주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전략적 제안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와 관련해 신장식 혁신당 원내대변인은 "오픈프라이머리와 독자 후보 출마는 '제로섬 관계'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한편 혁신당은 오는 9일까지 야당의 공식적인 답변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신 원내대변인은 "이미 다른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들과 물밑 접촉을 시작했다"며 "이제 공식·비공식 협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만일 야권이 이를 공식적으로 거부할 경우 혁신당은 추가 협의를 통해 새로운 대안을 모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