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가 "한국으로 꼭 가고 싶다"며 귀순을 결심했다고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전했다.
유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25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2명의 북한군 포로를 만나 면담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의원이 만난 이들은 최근 조선일보가 인터뷰한 북한군 포로들이다.
유 의원에 따르면 포로 리 모 씨는 '귀순 의사가 어느 정도 되느냐'라는 물음에 "나는 한국으로 꼭 가고 싶어요"라며 "앞으로 우리 부모님들과 만나기 위해 꼭 가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으로 가면 내가 수술을 다시 받을 수 있을까요"라며 "한국에 가게 되면 내가 바라는 권리대로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내가 필요한 뭐 집이라든지 내가 거기서 가족도 이루며"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앞으로 가게 되면 가정도 이뤄야 될 것 아니에요"라며 "북한 출신인데 내가, 내가 포로니까 가정을 이루기에 너무 힘들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리 모 씨가 실제 귀순했을 때 부딪히게 될 현실적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가정을 이루고 정상적으로 살고 싶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포로 백 모 씨는 귀순 의향에 대해 "결심이 생기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라며 "좀 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유 의원은 백 모 씨에게도 어느 정도 심경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전장에 파병된 북한 군인들의 처참한 현실도 전해졌다. 리 모 씨는 북한군의 피해 정도에 관한 물음에 "전투 상황을 놓고 보면 피해가 엄청 커요"라며 "우리가 전투할 당시에도 우리가 마지막 전투단이었어요"라고 답했다.
이어 "선행한 전투단들이 모두 희생되고 부상 입고해서 우리가 마지막으로 참전했어요"라고 말했다.
백 모 씨는 '자폭'과 관련한 질의에 "목격도 많이 했고 나 역시 부상 당해서 쓰러질 당시 자폭용 수류탄을 가지고 있었고"라며 "그렇게 하라고 교육하는 건 없고 자기 생각에 싸우다가 적에게 잡히면 그 자체가 어쨌든 조국에 대한 배반이고 그러니까 자기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는 겁니다"라고 설명했다.
리 씨 역시 같은 질문에 "팔을 뚫고 (총알이) 턱에 맞았어요"라며 "자폭에 아무런 물질적 그런 게 없었어요. 내 눈으로도 (자폭을) 직접 봤어요"라고 말했다. 리 씨는 자신이 포로로 붙잡혔을 당시 참혹한 상황과 동료의 자폭을 직접 목격한 적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유 의원은 "우크라이나에서 포로로 잡혀 있는 북한군 병사들이 북한으로 강제 송환되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외교 당국에서는 총력을 다해주길 바란다"라며 "귀순 의지를 표명한 북한군에 대한 우리의 송환 의지가 패싱되지 않도록 정부에서는 더 신속하고 각별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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