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지키며 조기대선도 대비하랴…복잡한 국민의힘 속내는
  • 김수민 기자
  • 입력: 2025.02.28 00:00 / 수정: 2025.02.28 00:00
헌재 압박 여론전…릴레이 단식·탄원서 제출 등 거론
여권 잠룡들도 강성 지지층 눈치…경선 의식 때문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단만을 남겨둔 시점에서조차 탄핵 반대 여론전으로 헌재를 압박하고 있다. 26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와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박헌우 기자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단만을 남겨둔 시점에서조차 '탄핵 반대' 여론전으로 헌재를 압박하고 있다. 26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와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단만을 남겨둔 시점에서조차 '탄핵 반대' 여론전으로 헌재를 압박하고 있다. 판결 불복을 시사하는 극우 세력과도 여전히 밀접하게 움직인다.

윤석열 대통령의 최후 진술 이후 더욱 강해진 강성 지지층의 '탄핵 반대' 분위기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조기 대선 가능성에 대비해 중도층 확장에 나서도 모자랄 시점에 여전히 윤석열 대통령과 강성 지지층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당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최후 진술 이후 탄핵 반대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윤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비상계엄 정당성을 강조하며 강성 지지층의 결집을 자극했고, 이들 사이 탄핵 반대 여론이 보다 강해지면서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여러 방식의 여론전이 거론된다. 먼저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윤 대통령의 탄핵 반대를 촉구하는 '1일 릴레이 단식'을 논의 중이다

조배숙 의원은 이날 여당 의원 43명이 모인 것으로 추정되는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 '탄핵 반대 의견을 분명히 표시하고 우리의 결의를 보여주는 의미에서 하루씩 릴레이 단식을 하자는 의견이 있다'라며 동참 가능한 의원이 있는지 물었다. 해당 대화방엔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당시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집결했던 의원들이 모인 것으로 추정된다.

조 의원은 이날 이같은 메시지를 보낸 것이 언론에 공개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아직 결정된 건 아니고 논의를 해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여당 의원 80여명은 28일 헌재에 공정한 탄핵심판을 촉구하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내달 1일 열리는 탄핵 반대 집회에도 다수 의원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조 의원은 "지금까지 (보면) 많을 것 같다. (집회가 열리는 장소가) 여의도도 있고, 광화문도 있어서 어떻게 분배하느냐(가 문제)라고 했다.

극우 진영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는 전날 국회에서 헌재가 탄핵을 인용할 경우 이에 불복하겠다고 시사했다.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을 이용하려면 현역 의원의 예약이 필요한데, 윤상현 의원이 이를 주선한 것이다. 전씨는 "만약 심각한 절차적 하자를 안고 불충분한 증거만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인용한다면 국민들은 절대 재판 결과를 수용할 수 없을 것이며 헌재는 전국민적인 저항을 각오해야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판결 불복을 시사하는 극우 세력과도 여전히 밀접하게 움직인다. 조기대선 가능성에 대비해 중도층 확장에 나서도 모자랄 시점에 여전히 윤 대통령과 강성 지지층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당내 우려가 나온다. /헌번재판소
판결 불복을 시사하는 극우 세력과도 여전히 밀접하게 움직인다. 조기대선 가능성에 대비해 중도층 확장에 나서도 모자랄 시점에 여전히 윤 대통령과 강성 지지층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당내 우려가 나온다. /헌번재판소

윤 대통령의 최후 진술을 기점으로 중도층 확장을 위해 행보를 보일 것을 기대했던 당내 목소리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용태 비대위원은 "우리 지지층 안에서 탄핵을 찬성하는 분들에 대한 설득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들이 지금쯤이면 나와야 하는데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회하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재선 의원은 "사실 윤 대통령을 위해 당이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지 않았나"라며 "지금까지는 살아있는 권력이었기 때문에 그랬지만 만약 인용이 된다면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탄핵에 찬성했던 여권 대선주자들도 보수 지지층의 마음을 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결국 경선에서 이겨야 하는데, 승산이 있으려면 당의 핵심 지지층인 이들을 설득해 내야 하기 때문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는 전날 출간한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를 통해 배신자 프레임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또 오는 5일 서울을 시작으로 대구, 부산 등에서도 북콘서트 개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고향인 부산을 찾아 박형수 부산시장을 예방할 예정이다.


su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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