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만난 임종석 '지방분권·개헌' 제안…李 "뿌리는 하나"
  • 김시형 기자
  • 입력: 2025.02.27 15:29 / 수정: 2025.02.27 15:29
李, 지방분권엔 '공감'·개헌엔 '신중'
任, 역할론엔 선 긋고 "쓴소리 계속할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임영무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김시형 기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정책과 개헌을 포함한 연합정치 논의를 위한 의견 수렴기구를 제안했다. 이 대표는 지방분권 문제엔 공감하면서도 개헌론에는 신중함을 보였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이 대표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은 민주당 정체성의 한 축인 만큼 이 대표에게 선거 일정과 무관하게 확고하게 정책을 재정립해야 하고 구체적인 예산안 등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많은 분들이 현 양당제 구조와 대통령제가 무한 대결 정치를 반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갖고 있다"며 "개헌 문제를 포함해 당이 성의있게 목소리들을 수렴하고 당 입장을 정리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 연합정치를 위한 의견 수렴기구도 제안했다"고 밝혔다.

오찬에 배석한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임 전 실장이 행정수도의 완전 이전을 위한 입법화와 부울경 메가시티 건설, 광역교통망 건설에 대한 민주당의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지방자치분권 문제에 전적으로 공감했다고 한다.

다만 개헌론에 대해서는 "이 대표가 '지금은 내란에 집중할 때지만 고민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만나 환담을 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만나 환담을 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임 전 실장은 '이 대표가 어떤 역할을 제안했냐'는 취재진 질문엔 "그런 얘기는 나누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오찬 전 모두발언을 통해 "헌법질서를 무시하고 파괴적 폭동 행위를 하는 게 일상이 돼 많은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저희에게 기대를 거는 분들도 그 점을 걱정하고 있는데 여기에 실장님이 하실 역할이 상당히 있을 것"이라며 임 전 실장의 '역할론'을 띄웠다.

이에 임 전 실장은 "내란 세력을 제지하고 탄핵이 완성되는 데 대표님의 역할과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민주당의 집권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다. 국민들의 마음이 모아지는 온전한 정권 교체가 돼야 비로소 나라가 정상화되지 않을까 싶다"고 화답했다.

'탄핵 찬성에 공감하는 보수 세력도 포용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냐'는 질문에 임 전 실장은 "물론이다"라며 "아까도 말했지만 민주당의 집권으로는 부족하다. 심리적 내전 상태 같은 현 나라 상황을 극복하려면 훨씬 더 폭넓게 함께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조기 대선이 이뤄진다면 굉장히 어려운 선거라고 본다"며 "지금 시점과 탄핵 인용 이후 국면의 여론은 사뭇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여의도에서 가까이 들리지 않는 얘기를 앞으로도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달 예정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2심 선고를 놓고는 "법원이 판단할 문제라 의견을 얘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본질과 뿌리는 하나다"라며 당내 통합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변인은 "두 분이 힘을 합쳐 정권교체를 이뤄내야 한다고 공감했고 확장을 위해선 격렬한 논쟁도 확장을 위한 일이라는 데 공감했다"고 강조했다.

회동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다고 전했다. 한 대변인은 "오후 일정이 있음에도 두 분의 얘기가 계속 길어졌고 분위기는 아주 유쾌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최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박용진 전 의원,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 비명계 잠룡들과 잇달아 만나며 당내 통합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는 28일엔 김동연 경기도지사와의 만남이 예정돼 있다.

rock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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