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더불어민주당이 주 52시간 예외 조항을 제외한 반도체특별법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려는 것에 대해 "오히려 '슬로우트랙'이자 국민을 속이는 '민주당트릭'"이라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늘 오전 민주당은 주52시간 근무 예외라는 알맹이를 빼고 반도체특별법을 소위 패스트트랙으로 불리는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반도체특별법이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될 경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관 상임위인 산업위원회에서 180일, 법사위에서 90일, 본회의 부의 후 60일 등 본회의 표결까지 최장 330일이 소요된다"라며 "하루 24시간 365일 초경쟁 체제에 돌입한 반도체 시장의 현실을 고려할 때, 330일은 운명을 바꿀 만큼 너무 늦은 시간"이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반도체특별법의 2월 내 처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미 대한민국의 반도체 기술력은 중국에 추월당했다는 분석이 있다. SK하이닉스가 경기 용인 반도체 공장 건설의 첫 삽을 뜨는 데 6년이 걸렸는데, 일본은 대만의 반도체기업 TSMC의 구마모토 공장 완공을 20개월 만에 이뤄냈다"라며 "국회가 일하지 않는 동안, 일하고 싶은 국내 기업들의 발목을 잡은 셈"이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제발 눈을 뜨고, 귀를 열고 미국, 일본, 대만, 중국이 어떻게 하는지 살펴보시라"라며 "중국의 딥시크 개발이 정녕 주52시간 근무로 이뤄졌다고 정말 생각하는가. 대만의 TSMC가 주52시간 근무로 오늘날의 세계 1위 경쟁력을 갖췄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민주당의 목적은 오로지 선거라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앞으로는 반도체특별법이 필요하다고 외치면서 중도층을 공략하고, 실제로는 1년 가까이 묶어두면서 주52시간 예외는 안 된다는 민주노총의 지령을 따르는 것"이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본인을 수사하는 검사도 순식간에 탄핵을 하는데, 국익과 국민의 미래가 달린 반도체특별법만 미루는 것은 지독히 기만적"이라고 직격했다. 또 "주52시간 예외 조항은 반도체특별법이 특별법다울 수 있는 필수 조건이다. 이를 뺀 반도체특별법은 짠맛 없는 소금이고, 단맛 없는 설탕"이라고 했다.
su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