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수민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은 27일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보수 정당이 생긴 이후 가장 어려울 떄"라며 당의 결속을 당부했다. 야당이 반대하고 있는 반도체특별법 '주 52시간 예외 조항과 관련해선 "AI(인공지능) 시대가 오면 정부의 새로운 지원 정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초구 이명박재단에서 권 위원장과 만나 "소수인데 힘을 모으지 못하면 안 된다. 집권당이고 소수라도 힘만 모으면 뭐든 해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탄핵 정국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임기 반이 지난 정부가 지금 한창 궤도에 올라서 일을 할 때인데 국가적으로 얼마나 손실인가"라고 말했다. 이에 권 비대위원장은 "잘 명심해서 당이 단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 전 대통령은 기업의 활동 환경 악화를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어제 중소기업인들, 중앙회장과 전국 지역의 회장들이 다 모여서 공식 간담회를 했는데 걱정이 태산이더라"며 "첨단 반도체 싸움에서 온 세계(를 봤을 때) 정부가 반도체를 지원하는데 우리는 정부 정책 때문에 한계가 왔다며 정말 어렵다고 호소를 하더라"라고 전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저희도 반도체가 삼성전자도 쉽지 않은 상황이니까 주 52시간제를 R&D 쪽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풀어주자고 얘기를 하고 있다"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노골적으로 노조 때문에 반대하겠다고 한다. 자기들 지지 세력인 노조 의견을 거슬러서 찬성할 수 없다고 하더라. 기가 막혔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기술고문의 과거 방한 일화를 언급하며 "미국은 토요일도 일하느냐 했더니 새로운 산업은 놀 땐 놀더라도 시간제한 없이 한다고 했다"라며 "신산업은 어쩔 수 없다. 앞으로 AI 시대가 오면 더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비대위원장이 "우리나라가 노조, 특히 전투적 노조의 포로가 돼 있다"고 하자, 이 전 대통령은 "노조는 민주노총이야말로 참 걱정스럽다"라며 "이 고비에 이건 여야가 없다고 힘을 합쳐야 한다. 트럼프 2기 시대가 왔는데 우리가 대응을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후 이어진 비공개 면담에서도 경제와 기업 관련 우려를 나타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최종 변론이나 조기 대선, 개헌 등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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