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심판 최후 변론에서 직무 복귀를 전제로 '잔여 임기 단축 개헌'과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비토하며 12·3 계엄의 정당성을 재차 주장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긍정 평가한 탄핵 찬성파(찬탄파)와 아쉽다는 반응을 보인 '반탄파'가 시각차를 보인 대목에서 국민의힘 내부의 복잡한 속내가 드러난다는 분석이다.
당 지도부와 주류는 윤 대통령의 최후 변론에 대해 호평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단체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최후 변론은 긍정적이고, 국민께 호소력이 있을 거라고 평가한다"라며 "국민께서 윤 대통령의 진정성을 좀 이해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개헌에 대해서도 인식을 같이했다.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한 당내 주류에서도 탄핵 기각을 주장했다. 나경원 의원은 "대통령의 진심을 전하는 최후진술이었다"라며 "이제 계엄을 이유로 대통령을 파면할 수 없음이 명확해졌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임기를 연연하지 않는 정치개혁을 위한 개헌 약속, 그 마무리로 거대 야당의 의회 패악질을 막아야 자유민주주의를 더욱 성숙시켜야 한다"라고 했다.
반대로 당 비주류에서는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계파색이 옅은 한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보다 명확하고 포괄적으로 국민에게 사과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라고 말했다. 김상욱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최후진술에 대해 "제왕적 사고에서 못 벗어난 것 같아 참담하다"라고 평가했다.
여권 잠룡도 온도 차를 보였다. 여권 잠룡으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헌법재판소의 어떤 결정에도 승복하겠다는 뜻과 강력한 통합·화해의 메시지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앞으로 어느 정파와도 대화와 타협을 하겠다는 말씀도 뒤늦었지만, 진정성이 보였다. 헌재에서 탄핵 기각이 될 수 있는 최종 진술로 보인다"라고 평했다.
여당 안에서도 윤 대통령의 최종 변론에 대해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는 건 탄핵 찬반의 연속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권영세 비대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의 지도부와 당 주류인 친윤계 진영에서는 줄곧 계엄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윤 대통령의 탄핵은 지나치다는 견해를 밝혀 왔다. 윤 대통령과 선을 긋지 않은 이유다. 반면 비주류 진영에선 계엄을 옹호해선 안 된다고 맞서 왔다.
그 이면에는 겨냥하는 지지층이 다르다는 관측이 있다. '찬탄파'는 비상계엄 사태 책임을 민주당에 돌리면서 당원과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이며 '반탄파'는 극우 세력과 거리를 두며 외연 확장에 집중해야 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열린 상황에서 여권 잠룡들 역시 탄핵 반대 여론과 회색지대 민심에 대해 각기 우선하는 방향이 다른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여론에서도 국민의힘의 속내가 복잡할 수밖에 없는 힌트가 있다. 리서치뷰가 KPI뉴스의 의뢰로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헌재의 파면 결정 수용'에 관해 여론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55.9%는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41.9%는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답했다. 특히 보수층과 중도층의 수용 불가 여론은 70.2%와 32.2%로 두 배 이상 격차를 보였다. 이번 조사는 ARS 전화 조사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3.8%다. 자세한 내용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