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서 고개 드는 '핵 무장론'…"트럼프가 가장 큰 변수"
  • 이동현 기자
  • 입력: 2025.02.24 00:00 / 수정: 2025.02.24 00:00
여야, 핵무장 필요성 한목소리 강조
민주당, 대선 염두 '우클릭' 분석도
"트럼프, 韓 핵 신경쓰지 않을 것"
국민의힘에 이어 더불어민주당에서도 한국이 핵 잠재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결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AP.뉴시스
국민의힘에 이어 더불어민주당에서도 한국이 '핵 잠재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결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AP.뉴시스

[더팩트ㅣ이동현 기자] 국민의힘에 이어 더불어민주당에서도 한국이 핵 연료 재처리 등 '핵 잠재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민주당이 조기 대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한반도 비핵화' 기조에 손을 대면서 안보 영역에서도 '우클릭' 행보를 이어간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한국의 핵 사용 권한 확대가 미국과 마찰을 일으킴과 동시에 한국이 북핵 문제에서 패싱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결국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는 공통된 분석도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내에서는 한국의 핵 개발이 필요하다는 기조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 20일 민주당 주도의 '국회한반도평화포럼'에서 "북핵 능력이 고도화하는 상황에서 기존의 무책임한 핵무장으로는 대한민국 안보를 지키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고 짚었다.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외교안보전략 비서관을 지낸 박선원 민주당 의원도 지난 17일 '국방안보특별위원회 비전선포식'에서 "민주당은 스스로 핵무장을 금기시하는데 이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이제는 우리(민주당)가 핵무장에 대해 얘기를 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부의 이런 변화는 최근 이재명 대표가 이어가고 있는 우클릭 행보의 일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기 대선을 의식해 보수층 민심을 끌어오기 위한 정치적 수단이라는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은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보수층 표를 가져오기 위해 국민의힘보다 먼저 핵 개발 관련 공약을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여당은 자체 핵무장론을 꾸준히 주장해왔다. 주한미군의 전술핵 재배치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홍준표 대구시장은 소셜미디어에 "이미 물 건너간 비핵화 문제를 외교적으로 풀겠다고 접근하는 것도 비현실적인 방법"이라며 "남은 건 '남북 핵 균형' 정책을 현실화시켜 북핵 위협으로부터 벗어나는 길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윤상현·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핵무장론을 언급한 바 있다.

한국이 핵무장론을 내세울수록 한미 동맹 관계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민주당 내부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배정한 기자
한국이 핵무장론을 내세울수록 한미 동맹 관계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민주당 내부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배정한 기자

다만 한국이 핵무장론을 내세울수록 미국과 북한의 핵 협상 과정에서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나아가 한미 동맹 관계가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도 민주당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20일 "일부에서 (미국이) 북핵을 인정하니 우리나라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하는 이들이 있는데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며 "미국의 허가 없이 핵무장을 할 수 있겠냐, 이는 한미동맹을 훼손시킬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에는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국의 핵무장 여부와는 상관없이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정치에 몰두할 인물이라는 것이다.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겸 미중정책연구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핵 개발을 북한과) 연계시켜서 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접촉에서 가져올 수 있는 전략적 이점을 더 크게 생각해 한국의 핵 개발과 관계없이 굳이 한국의 중재나 협력을 고려하지 않고 접촉할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북미 정상회담 추진을 한국 정부의 개입 없이 양국 간 직접 협상으로 진행했다. 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때도 그랬듯이 협상에 있어서 중재자의 존재를 달가워하지 않고 직접 협상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국이 핵을 보유하는 것은 미국과 완전히 독자적인 길을 가게 되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협의 없이 북한과 직접 핵 문제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koifla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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