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친기업·성장 행보를 겨냥해 "조기 대선을 겨냥한 기회주의적인 술책"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사실상 반도체특별법에서 주 52시간 예외 조항을 제외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을 두고 비판한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는 요즘 들어 '성장'을 외치는데, 정작 성장하는 것은 이 대표의 거짓말 리스트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미국 엔비디아(NVIDIA)는 고강도 근무 문화로 유명하고, 대만의 TSMC 역시 주 70시간 이상 근무한다"며 "이처럼 경쟁국은 밤낮으로 뛰고 있는데,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만 민주당 때문에 주 52시간제에 묶여 있다"고 했다.
그는 "이것 하나만 봐도 요즘 이 대표가 외치고 있는 '친기업'이니 '성장'은 거짓말"이라면서 "4차 산업 혁명의 기반이 되는 반도체를 묶어놓고, 어떻게 성장을 이야기하고, 미래산업 육성을 입에 담을 수 있나"고 꼬집었다. 이어 "육상선수 발목에 족쇄를 채워놓고 열심히 뛰라고 응원하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권 원내대표는 주요 선진국들이 특정 고소득 직군의 근로 시간 유연성을 보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1938년 근로기준법을 만들 때부터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전문직 근로시간 규제 적용 제외)이 있었다. 영국은 1998년 옵트아웃 제도를 도입했고, 일본은 2019년부터 고도 프로페셔널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며 "우리는 낡은 제도에 가로막혀 첨단산업 역량이 저하되고 있다"고 했다.
이양수 사무총장도 "이재명의 오락가락한 정책드라이브가 선거용 무리수임이 시간 지날수록 명확해지고 있다"며 "실용주의 외쳤지만 정작 어느 하나 제대로 되는 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은 민주노총과 같은 강성노조와 일부 의원 반발하자 결국 반도체특별법 처리를 반대하는 것"이라면서 "오는 20일 여야정 국정협의회에서 주 52시간제 예외 규정 포함한 반도체특별법 처리에 여야가 합의할 수 있도록 민주당의 협조를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추경 논의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민주당은 지난해 말 핵심 예산 삭감한 데 대한 사과와 반성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추경 관련) 야당과도 얼마든지 협의할 의지가 있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정말 필요로 하는 곳에 필요한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당은 민주당처럼 제대로 검토도 하지 않고 사흘 만에 5조 원이나 바꾸는 졸속 추경으로 국민과 흥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의 추경 편성 원칙은 ‘가장 절실한 곳에 가장 먼저 쓴다'는 핀셋 추경"이라면서 "내수 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을 위한 조치가 최우선이고 반도체‧인공지능(AI)‧원전 등 미래산업을 위한 연구개발(R&D) 예산 강화가 시급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