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만나 "소수 정당이 똘똘 뭉쳐 대통령이 일할 수 있도록 밀어줘야 하는데 당이 분열돼 있어서 참 안타까웠다"라고 말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김수민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만나 "소수 정당이 똘똘 뭉쳐 대통령이 일할 수 있도록 밀어줘야 하는데 당이 분열돼 있어서 참 안타까웠다"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초구 이명박 재단에서 진행된 권 원내대표와의 면담에서 "당 원내가 원래 시끄럽지 않았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과정에서 드러난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 사이 갈등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소수여당으로서 단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보통 야당이 아니고 다수당이다"라며 "그것을 극복하려면 여당이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그래도 권 원내대표가 들어와서 요새는 조금 안정이 된 것 같아 다행스럽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의원들이) 생각하고 있는 스펙트럼이 각자 다르고 넓어 그동안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또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세계가 관세·무역 전쟁에 돌입하고 있는데 혜안을 듣고 싶다"라며 "정국이 어지럽고 불안정하다 보니 앞으로 여당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지혜를 구하고 싶어 찾아뵀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면담에서 한미관계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주미대사를 역임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빨리 복귀해 현 상황에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면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통령이 '이명박 정부 시절 한 총리가 주미대사를 해 한미FTA 비준을 위해서 미국 상·하원 행정부 관계자들과 적극적으로 접촉해 미국 조야의 굉장한 인맥을 갖고 있다. 이런 시기에 한 총리가 빨리 복귀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그런 의미에서 이재명 대표도 당 이익이 아니라 국가 이익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한 총리에 대한 탄핵소추를 철회하거나 아니면 헌법재판소가 빨리 탄핵심판 결정을 해서 한 총리가 복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이나 조기대선에 대한 언급은 안 한 것으로 전해졌다.

su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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