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채수 "대학생위, 정치 참여 등용문 될 수 있도록"
  • 이하린 기자
  • 입력: 2025.02.15 07:00 / 수정: 2025.02.15 07:00
국민의힘 중앙대학생위원장
4년 만 출범…與 2030·중도층 외연 확장 노력
"당 의견 무조건 따르는 '어용 조직' 되어서는 안 돼"
김채수 국민의힘 중앙대학생위원장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진행된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대학생위원회는 당의 조직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당론을 중시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당의 의견을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어용 조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여의도=이새롬 기자
김채수 국민의힘 중앙대학생위원장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진행된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대학생위원회는 당의 조직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당론을 중시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당의 의견을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어용 조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여의도=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여의도=이하린 기자] 국민의힘 중앙대학생위원회가 4년 만에 재가동에 나선다. 새로운 시작을 이끄는 김채수(26) 위원장은 숭실대학교 총학생회장과 전국총학생회협의회 서울권역 의장을 지냈다. 그는 학내와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정치의 효능감을 느낀 계기로 국민의힘에 합류했다.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대회의실에서 만난 김 위원장. 그를 처음 본 건 성일종 의원이 주최한 개헌 관련 토론회에서였다. 앳된 얼굴에 살짝 긴장한 모습이었지만, 마이크를 잡자 막힘없이 이어지는 발언 속에서 정치에 대한 열정과 패기가 느껴졌다.

국민의힘이 2030세대 청년층의 지지율 확보를 위한 행보를 넓히면서 김 위원장도 덩달아 분주해졌다. 그는 이날 오전 인터뷰에 앞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위원회 조직 구성안을 보고했다. 공모를 통해 총 400명 규모의 조직 구성을 마친 대학생위원회는 다음달 둘째 주 중 발대식을 열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청년들이 원하는 정책을 직접 현장에서 전달하고 이를 실질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2030세대의 국민의힘 지지율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대학생위원회가 정치 등용문이자 청년이 목소리 낼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의 1문 1답.

김 위원장은 주변 친구들이 간절히 필요로 하는 것들이 바뀌었을 때 기뻐하는 것을 보며 뿌듯했다. 하지만 활동하다 보니 의제가 있으면 잠깐 뭉쳤다가 와해돼 연속성이 없다는 점이 아쉬워 중앙당으로 들어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새롬 기자
김 위원장은 주변 친구들이 간절히 필요로 하는 것들이 바뀌었을 때 기뻐하는 것을 보며 뿌듯했다. 하지만 활동하다 보니 의제가 있으면 잠깐 뭉쳤다가 와해돼 연속성이 없다는 점이 아쉬워 중앙당으로 들어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새롬 기자

-국민의힘 대학생위원회에 합류하고 위원장까지 맡게 된 계기는.

지난해 9월쯤 위원회가 4년 만에 첫 모집을 했을 때 합류하게 됐다. 이전엔 숭실대 총학생회장, 전국총학생회협의회 서울권역 의장 등을 맡았다. 그땐 특별한 정치 성향이나 정치적 목적을 갖고 뭉친 게 아니라 코로나19 대학교 등록금 반환을 주장하기 위해 모였다. 외부에서 청년 정책을 제안하고 실제로 반영되는 걸 보면서 효능감을 느꼈다. 주변 친구들이 간절히 필요로 하는 것들이 바뀌었을 때 기뻐하는 것을 보며 뿌듯했다. 하지만 활동하다 보니 의제가 있으면 잠깐 뭉쳤다가 와해돼 연속성이 없다는 점이 아쉬워 중앙당으로 들어오게 됐다. 정치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는 정치를 하나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위원장으로서 어떻게 청년들의 목소리를 당에 반영할 계획인가.

혼자 외친다고 바뀌지 않는다. 대학생위원회 소속 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당 지도부와 국회의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의견을 정리해 보고서나 제안 자료 형태로 만들고, 상임위 의원들에게 직접 전달하는 방식을 활용하고자 한다. 실제로 당 의원들이 대학생들, 특히 대학생위원회 제안을 듣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또 이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애써주고 있다. 그 동력을 잃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움직이겠다.

-올해 계획하고 있는 위원회의 주요 활동은.

외연 확장을 위해 캠퍼스에 적극적으로 방문하고, 학생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대학생위원회가 단순한 조직이 아니라 정치 참여의 등용문이자 실질적인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이전에도 '국가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해 대학생들에게 입법 보조 경험을 제공하고 국회의원실 인턴 채용 기회까지 연계하는 방식으로 운영한 적 있다. 또 지방선거에 직접 참여하고 싶은 청년들을 위한 멘토링 시스템도 운영할 계획이다. 정치 경험이 부족한 학생들이 실제 선거에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현직 지방의원과의 '멘토-멘티' 연결을 통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예정이다.

그는 대학생위원회가 어용 조직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청년들이 원하는 정책을 직접 현장에서 전달하고 이를 실질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이새롬 기자
그는 대학생위원회가 '어용 조직'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청년들이 원하는 정책을 직접 현장에서 전달하고 이를 실질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이새롬 기자

-중도층 외연 확장을 위한 대학생위원회의 역할은.

정치 혐오를 줄이는 데 노력하겠다. 이를 위해서 사소하더라도 청년들이 정치적 효능감을 느낄 수 있는 정책들을 잘 발굴하고 개발해야 한다. 단순히 말로 약속하는 것이 아니라 실현이 중요하다. 일부 소수가 청년 전체를 대변하듯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현장에서 청년들의 의견을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교육연수원장과 같은 기성세대와 정당들의 청년 혐오적인 발언과 행태를 바로잡는 데 힘쓰겠다. 이러한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면서 나아가는 것이야말로 중도층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는 방향이 아닐까.

-국민의힘 정책 기조에 대학생위원회가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계획인가.

대학생위원회는 당의 조직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당론을 중시해야 한다. 그러나 당의 의견을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어용 조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당론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대학생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다. 그들의 입장이 설득력 있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가 맡은 위원장의 역할이자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김채수 국민의힘 중앙대학생위원장은 청년들이 당 활동하는 거에 대해서 굉장히 거부감을 많이 가지는데, 정당 활동에 대한 허들을 낮추고 싶다며 청년들이 부담을 갖지 않고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새롬 기자
김채수 국민의힘 중앙대학생위원장은 "청년들이 당 활동하는 거에 대해서 굉장히 거부감을 많이 가지는데, 정당 활동에 대한 허들을 낮추고 싶다"며 "청년들이 부담을 갖지 않고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새롬 기자

-12·3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어떤 심정이었는지.

처음 속보를 보고 굉장히 놀랐다. '이게 뭐지?' '진짜야?'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군인이 국회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믿기 어려웠다. 그런데 놀란 것과는 별개로 계엄에 대한 평가를 단순히 '잘못했다'고 단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의 예산 단독 삭감,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 등 계엄을 선포한 배경과 그에 대한 사정이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 헌정사상 이처럼 입법부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았던 정권은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에 대한 입장은.

조기 대선은 현재 당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라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 다만 대학생위원회 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양한 의견이 공존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함부로 배척하지 않는 것이다.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오는 3월 중으로 학회나 포럼을 개최해 대학생들의 다양한 의견을 모으는 방안을 기획 중이다.

김 위원장은 일부 소수가 청년 전체를 대변하듯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현장에서 청년들의 의견을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새롬 기자
김 위원장은 "일부 소수가 청년 전체를 대변하듯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현장에서 청년들의 의견을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새롬 기자

-최근 민주당에서 나온 청년 비하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이 "청년들은 사유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는데, 이는 명백한 청년 비하다. 청년들은 깊이 고민하고, 유연하게 판단하는 정치 주체다. 청년을 무시하는 발언은 결국 청년 세대의 정치 혐오를 부추길 뿐이다. 청년으로서 이에 대해 분노하고 목소리 내야 된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은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하며, 이런 행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와 교류가 있나.

아직 만난 적은 없지만, 필요하다면 정당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대학생들이 직접 느끼고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보고 싶다. 비록 각자 다른 정당에 속해 있지만, 결국 같은 청년 세대이지 않나. 이 자리를 빌려 민주당 대학생위원장에게 '대학생 공론장'을 제안하고 싶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야 의원들이 서슴없이 고성을 지르고 서로를 면박 주는 모습을 보면 실망스러울 때가 있다. 오히려 대학생끼리는 더 건설적인 토론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각오 한 마디.

개인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것이 아니라, 대학생위원회를 통해 청년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이를 위해선 대학생위원회의 단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우리가 뭉치지 못하면 위원회는 와해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다시는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그게 가장 두렵다.

또 청년들의 당 활동에 굉장히 거부감을 많이 가지는데 정당 활동에 대한 허들을 낮추고 싶다. 청년들이 부담을 갖지 않고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모두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청년들이 정치를 하나의 기회로 인식하고 직접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돕겠다. 앞으로도 대학생위원회를 보다 활발한 참여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김채수 대학생위원장은 누구? 숭실대학교 4학년 재학생인 김 위원장은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숭실대 제61대 총학생회장을 역임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전국총학생회협의회 서울권역 의장을 맡으며 대학가의 목소리를 대변해 왔다. 2024년엔 서울권대학생협의회 의장과 국무조정실 청년정책 자문단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국민의힘 대학생위원장으로서 당내에서 청년들의 목소리를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underwat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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