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원포인트 개헌 요청에 "지금은 내란극복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반응했다. 다만 당의 다양성 확보나 '상처 입고 당을 떠난 분들을 보듬어야 한다'는 김 전 지사의 주장에는 공감했다고 한다.
당대표 수행실장을 맡고 있는 김태선 민주당 의원은 13일 이 대표와 김 전 지사의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두 사람의 회동은 지난해 12월 이후 약 2개월 만으로 약 1시간 진행됐다.
김 의원은 김 전 지사의 여러 요청에 대해 이 대표가 공감했다고 전했다. 그는 "먼저 김 전 지사께서 당 통합과 '상처 입은 분들을 보듬을 때가 됐다'고 했고, 대표는 이에 공감하고 통 크게 통합해 민주주의를 지켜나가자 했다"며 "(김 전 지사는) 당의 다양성을 확대하기 위해 온라인을 비롯한 오프라인에서 당원 중심의 당원 주권 정당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토론과 숙의가 가능한 참여 공간을 확대해야 된다고 했고, 대표도 깊이 공감하고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당의 주요 정책에 대해선 필요하다면 민주적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김 전 지사가) 했고, (대표는) 당내 의견 수렴을 거쳐 민주적 절차의 정당성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라고 했다. 이 대표가 제안한 '헌정수호연대'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이뤘다고 한다.
다만 개헌에 대해선 입장차를 보였다. 김 의원에 따르면 김 전 지사는 원포인트 개헌, 2단계 개헌 등을 언급했으나 이 대표는 당장은 내란극복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 전 지사 측 김명섭 대변인은 "오늘 만남을 통해 민주당의 포용과 통합에 대한 큰 흐름, 그리고 첫걸음을 내딛는 그런 자리가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허심탄회하게 말씀을 나누셨기에 또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 열려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날 김 전 지사는 모두발언에서 이 대표에게 "팬덤정치의 폐해를 극복해야 한다"며 "우리 당은 더 다양해져야 한다. 다른 목소리를 용납하지 않는 극단과 배제의 논리는 반드시 극복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 당의 정체성이나 노선을 바꿀 수 있는 정책은 민주적인 토론과 숙의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라고도 밝혀 최근 이 대표의 우클릭 행보를 겨냥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김 전 지사에게 "헌법파괴·반국민 세력들이 준동하고 있는데 이런 헌정파괴 상황을 극복하고, 가장 큰 가치라고 할 수 있는 헌정질서를 유지하는 일, 국민의 삶을 지켜내는 일이 정말로 중요하다"라며 "내란극복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이 힘을 합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범위에서 힘을 최대한 모아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국민에게 희망도 드리고, 대한민국이 다시 우뚝 서는 그 길에 김 전 지사가 같이 함께 손잡고 가길 기대한다"라고 했다.
김 전 지사의 복당도 환영한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고생하다 다시 당으로 돌아오신 김 전 지사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지금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데 민주당이 더 크고 넓은 길을 가야 할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이에 김 전 지사는 "3년 6개월 만에 복당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대표를 포함해 많은 동지와 당원들께서 계엄과 내란 과정에서 고생하셨는데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다"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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