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트럼프와 말 한마디 못 섞어…독일서 갈증 해소할까
  • 이동현 기자
  • 입력: 2025.02.13 00:00 / 수정: 2025.02.13 00:00
트럼프 취임 3주 차에도…통화 조율
정상 부재 '한국 패싱 리스크' 현실로
독일 MSC서 외교장관 회담 열릴 듯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 3주 차를 맞이한 가운데 우리 정부의 대미 외교가 정체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기획재정부 제공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 3주 차를 맞이한 가운데 우리 정부의 대미 외교가 정체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기획재정부 제공

[더팩트ㅣ이동현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 가까이 지났지만 우리 정부는 사실상 정상 부재로 제대로 된 대화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독일 뮌헨안보회의(MSC)에 참석해 미국 국무장관과 만날 예정이지만 제대로 된 협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12일 정부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 간 통화를 조율 중이다. 강영규 기획재정부 대변인은 지난 10일 브리핑을 통해 "(통화 계획에 대해) 오퍼를 넣어놓은 상태이며 그쪽(백악관)의 사정에 따라 연락이 올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상 간 통화조차 부재한 사이 '트럼프 리스크'는 본격화한 형국이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대상국에는 한국도 포함될 예정이다. 관세 문제 외에도 한미 간 논해야 할 의제는 산적하다. 하지만 사실상 정상이 부재한 한국으로서는 이같은 논의를 미국 측에 제안하기도 민망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정부는 오는 14~16일 조 장관이 참석하는 연례 국제안보포럼인 MSC를 계기로 외교 공백을 최대한 메꾸려는 분위기다. 이번 다자회의를 통해 한미,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갖는 식이다. 미국 측에서는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이, 일본 측에서는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이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MSC서 한미 외교장관 회동이 이뤄진다면 굳건한 한미 동맹의 재확인과 함께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한 소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협력 관계 지속과 북한 문제가 논의될 전망이다.

하지만 한미,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이 성사되더라도 심도 있는 협의가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각 외교 장관들로서는 다른 국가들과의 연쇄 회동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조 장관이 MSC 참석 전 미국을 방문해 루비오 장관과 회담을 추진한 것도 이같은 상황을 고려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루비오 장관의 일정 조율 문제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은 실현되지 못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한미 동맹과 소통의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국회=박헌우 기자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한미 동맹과 소통의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국회=박헌우 기자

한국은 트럼프 1기와 2기 행정부를 모두 대통령 탄핵정국 속에서 맞이했다. 정부는 한미 소통 부재에 따른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상황은 지난 1기 때보다 열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할지 등 '코리아 패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조 장관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대정부질문에서 "한미 동맹과 소통의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대행 체제가 갖고 있는 기본적인 지양 요소가 있는 것을 부인할 수 없지만 한미 관계는 흔들림 없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틀 뒤에 루비오 국무장관과의 통화에서 북한 비핵화 문제, 한미 동맹,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 등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대행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도 지금 시간을 조율 중"이라며 "통화가 성사된다면 개괄적인 논의가 정상 레벨에서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oifla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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