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 제 책임" 文·李 사과 릴레이…계파 갈등 사라질까
  • 김세정 기자
  • 입력: 2025.02.13 10:00 / 수정: 2025.02.13 10:00
'대선 패배' 임종석 문제 제기에 '갑론을박'
감정싸움으로 번지자 文·李 직접 진화 나서
"소모적 논쟁 그만" 의견도
지난 대선 0.73%P차 패배를 둘러싸고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친명계와 비명계는 날 선 반응을 보이며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가 수습에 나서면서 갈등이 수습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지난 대선 0.73%P차 패배를 둘러싸고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친명계와 비명계는 날 선 반응을 보이며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가 수습에 나서면서 갈등이 수습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지난 대선 0.73%P차 패배를 둘러싸고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친명계와 비명계는 날 선 반응을 보이며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가 수습에 나서면서 갈등이 수습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내부에선 지난 대선 책임론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앞서 지난 3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금이라도 지난 대선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성찰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대선 패배 원인은 문 전 대통령이 아닌 이 대표에게 있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하면서다.

임 전 실장은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은 문재인 정부에 떠넘겨졌고 지금까지도 문재인 정부 탓을 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말 지지율이 40%를 넘었고 역대 유일하게 레임덕이 없는 정부였다는 사실에는 눈을 감아버렸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가 부족했고 당의 전략이 부재했음을 온전히 받아들여야 비로소 이기는 길이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도 임 전 실장의 주장에 일부 공감대를 드러냈다. 그는 지난 5일 MBN '나는 정치인이다'에 출연해 "대선 끝나고 우리가 왜 졌는지 성찰하자는 얘기를 여러 차례 했는데 당 차원에서 백서를 안 낸 걸로 알고 있다"며 "이 대표가 후보였기 때문에 후보에게도 책임이 없다고 볼 수는 없겠다"라고 말했다. 다만 "여러 가지 것들이 다 종합적인 거 아니겠나"라며 "당시 정부가 했던 것 중에서 부동산 정책 같은 것도 하나의 원인이었을 것이고 종합적으로 봐야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임 전 실장은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은 문재인 정부에 떠넘겨졌고 지금까지도 문재인 정부 탓을 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말 지지율이 40%를 넘었고 역대 유일하게 레임덕이 없는 정부였다는 사실에는 눈을 감아버렸다라고 언급했다. /더팩트 DB
임 전 실장은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은 문재인 정부에 떠넘겨졌고 지금까지도 문재인 정부 탓을 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말 지지율이 40%를 넘었고 역대 유일하게 레임덕이 없는 정부였다는 사실에는 눈을 감아버렸다"라고 언급했다. /더팩트 DB

이에 최민희 의원은 SNS에 "2022년 선거 때 (남양주) 시장 후보로 출마했다. 선거 운동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대통령·지방선거·총선까지 다 몰아줬는데 민주당은 뭐 했나', '부동산 폭등에 세금은 천정부지, 표 달란 염치 있나' 였다"며 "그나마 이재명 후보라 0.73%P차 석패였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친명계 의원들도 부동산 문제를 지적하면서 최 의원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유시민 작가까지 유튜브 '매불쇼'에 출연해 "12·3 내란 세력의 준동을 철저히, 끝까지 제압해야 하는 비상시국"이라며 "게임의 구조가 지난 총선 때보다도 극화된 상황에서, 훈장질하듯 '이재명 네가 못나서 대선에서 진 거야', '혼자 하면 잘될 거 같냐'는 소리를 하면 망하는 길로 가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처럼 대선 패배 문제가 점차 감정싸움으로 번지자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는 진화에 나섰다. 문 전 대통령은 10일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선 패배와 관련해 자신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을 검찰총장으로 발탁한 것에 대해 문 전 대통령은 "두고두고 후회가 됐다"며 "윤 대통령이 탄생하게 된 가장 단초"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후회하는 대목이 여러 군데 있지만 총체적으로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킨 것에 대해 물론 제가 제일 큰 책임이 있을 테고 우리(문재인 정부)가 자유롭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도 11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제일 큰 책임은 제게 있다"며 "저의 부족함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다"라고 말했다. 이어 "준비도 부족했을 것이고 자질도 부족한 점이 있고, 과거 이력들에 대해 흠잡을 데가 있는 것"이라며 "제 책임이 가장 큰데 책임을 부정하는 일도 없고 책임 때문에 이때까지 목숨을 걸고 살아오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당사자들의 사과 릴레이에 친명계와 비명계의 갈등은 잦아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는 13일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만나는 데 이어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임 전 실장까지 회동한다. 통합 행보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박헌우 기자
당사자들의 사과 릴레이에 친명계와 비명계의 갈등은 잦아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는 13일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만나는 데 이어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임 전 실장까지 회동한다. 통합 행보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박헌우 기자

당사자들의 사과 릴레이에 친명계와 비명계의 갈등은 잦아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대표는 13일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만나는 데 이어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임 전 실장까지 회동한다. 통합 행보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의원들은 이같은 소모적 논쟁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한 중진 의원은 <더팩트>에 "문 전 대통령께서 정권을 재창출하지 못한 원인이 된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에 대해 (인터뷰를 통해) 말씀을 했고, 국민에 대한 예의를 갖추셨다고 본다"며 "정권을 잃었느니 패배한 건 후보라느니 그런 과거지향적인 지적과 분석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에 대해서도 지난 총선을 지휘해 171석이라는 압승을 거뒀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도 통화에서 "민주 정당이니까 이런저런 소리가 나오지만 지금은 윤석열에 대한 사법처리와 탄핵이 지상목표"라며 "뭉치자, 싸우자, 이기자로 가야지 지금은 (대선 패배 책임론으로 신경전을 벌이고) 그럴 때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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