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을 면회하고 옥중 메시지를 잇달아 공개하면서 기존 '용산 출장소'가 '의왕 출장소'로 바뀌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10일 윤 대통령에 대한 면회를 마쳤다. 벌써 3번째다. 친윤계 의원 5명(김기현·추경호·이철규·박성민·정점식)은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접견했다.
이날 김기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께서는 잘 지내고 계셨다"며 "국민들, 특히 청년들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씀도 하셨다"고 전했다. 접견 이후 대통령 '말씀'을 전하면서 사실상 '옥중 정치'를 현실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국민의힘 지도부인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와 나경원 의원, 윤상현 의원도 윤 대통령 면회를 위해 서울구치소를 다녀간 바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탄핵 불복 프레임을 최대한 확산시켜 여론을 조성하는 것이 대선 전략상 유리하다고 판단해 이러한 행보를 보이는 것"이라면서 "윤 대통령·국민의힘 지도부·탄핵 반대 집회 세력이 '삼각편대'를 이뤄 공조하면서 탄핵 기각 쪽으로 여론을 압박하고 몰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당 의원들의 이런 행동은 대통령 탄핵이 인용으로 치러지는 조기 대선 국면에서 유리한 입지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의원들이 윤 대통령의 지지층을 흡수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겉으로는 윤 대통령을 위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이 평론가는 "지금은 조기 대선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 배신자로 비칠 수 있어 아닌 척하지만 실제로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미 대권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구치소 면회 역시 의원들이 정치적 계산에 따라 윤 대통령을 활용하는 동시에 윤 대통령도 이를 인지하고 역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국민의힘 지도부는 12·3 비상계엄을 비롯해 정치적 사안들의 책임을 야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전가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민주당은 의회주의도, 삼권분립도, 법치주의도 모두 무너뜨렸다"라며 "국정은 작동 불능,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단언컨대,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국정 혼란의 주범, 국가 위기의 유발자, 헌정질서 파괴자는 바로 민주당 이재명 세력"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