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정부가 북한의 오랜 우방국인 시리아와 수교를 본격 검토하기로 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최근 시리아를 방문한 외교부 당국자는 11일 "시리아와의 수교 관련 검토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국자는 "국제사회 동향과 시리아 상황이 좀 더 구체적으로 확인됐고, 시리아 과도정부의 수교 관련 환영 의사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시리아는 13년여의 내전을 종식한 아메드 알샤라가 임시 대통령으로 지명된 과도정부 상태다. 그는 지난해 12월 이슬람 반군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을 이끌고 친러시아 성향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를 몰아냈다.
우리 정부 차원에서 시리아 과도정부와 접촉한 건 이번이 처음이자 정부 대표단의 시리아 방문은 2003년 이래로 22년 만이다. 특히 외교관이 시리아를 찾은 건 1992년 장만순 차관보가 마지막이었다.
당국자는 시리아가 국제사회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외교적, 정치적, 경제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국자는 "시리아 과도정부는 과거 지하디스트(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미지를 벗고 국민적 여망과 국제사회 요구에 부응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정치적으로도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포용성에 부응하려 노력하면서 경제적으로는 적극적 외교 행보로 재정적 지원을 확보하고 제재 해제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이 시리아와 수교하게 된다면 북한을 제외한 모든 유엔(UN) 회원국과 수교하게 된다. 동시에 지난해 2월 북한의 형제국으로 불리는 쿠바에 이어 북한의 오랜 우방국인 시리아와도 수교를 맺는다는 의미가 있다.
시리아는 북한과 1966년 공식 수교한 뒤 밀접한 관계를 최근까지 지속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023년 2월 시리아에 강진 피해가 발생하자 위문 전문을 보냈고,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같은 달 북한에 광명성절(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을 축하하는 축전을 보냈다. 김 위원장은 또 지난해 3월 시리아 혁명일을 맞아 축전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시리아 과도정부는 전임 때와 달리 북한에 우호적이지 않으며 현재로서는 거리를 두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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