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재편 개혁신당, 野 원탁회의 사실상 불참 수순
  • 서다빈 기자
  • 입력: 2025.02.11 00:00 / 수정: 2025.02.11 00:00
許 "꼭 참석" vs 친李 "장단 맞출 필요 없어"
범야권 원탁회의 12일 출범
"원탁회의 참여 시 범보수 정체성 위협"
허은아 전 개혁신당 대표가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에 천하람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되면서 개혁신당이 없는 범야권 원탁회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은 이주영 의원(왼쪽부터), 이준석 의원, 천하람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 /배정한 기자
허은아 전 개혁신당 대표가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에 천하람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되면서 개혁신당이 없는 '범야권 원탁회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은 이주영 의원(왼쪽부터), 이준석 의원, 천하람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범야권 원탁회의'에 개혁신당은 자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허은아 전 개혁신당 대표가 법원에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며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내홍을 이어오던 개혁신당 내부에서는 원탁회의 참여 여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확인됐다.

원탁회의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허 전 대표는 문자로 참여 의사를 밝혀 왔으나 다른 측에서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고 전했다.

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야당 핵심 관계자와 허 전 대표가 직접 통화도 했다"며 "진행하게 된다면 꼭 참석하려고 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친이준석계 인사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직접적으로 연락이 온 적도 없고 (내부적으로) 검토된 바도 없다"며 "사실상 참여할 가능성은 작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참여 의사가 없다"며 "제안도 안 들어왔고 굳이 같이 장단 맞춰줄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친이준석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지도부가 재편된 만큼, 개혁신당의 원탁회의 참석 가능성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란 종식과 헌법 수호,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범야권 원탁회의'는 조국혁신당이 야권에 제안한 협의체다. △더불어민주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국민의힘을 제외한 야 6당이 참여 대상이다.

이들은 12일 공식 출범을 목표로 실무회의를 진행 중이며, 지난 9일에는 2차 회의를 열어 활동 방향과 공동 선언문 내용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탁회의 구성 초기에도 개혁신당은 당 내부 입장이 정리되지 않으면서 원탁회의 관계자들이 소통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양측의 입장이 극명하게 달라 어느 쪽과 대화해야 할지 혼란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원탁회의 불참이 예상되는 개혁신당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과의 합당 가능성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배정한 기자
사실상 원탁회의 불참이 예상되는 개혁신당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과의 합당 가능성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배정한 기자

사실상 원탁회의 불참이 예상되는 개혁신당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과의 합당 가능성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원탁회의는 야권이 똘똘 뭉쳐 단결된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려는 일종의 정치적인 메시지에 불과하다"며 "원탁회의를 통해 공동 대처, 성명 발표 등 좋은 정책을 나누는 자리인 만큼 불참하는 것보단 참여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친이준석계 지도부가 원탁회의 참여를 거절한 것에 대해 박 평론가는 "국민의힘과 합당을 염두에 두고 있어 야 5당 회의에 참여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박 평론가는 허 전 대표가 참여 의사를 보인 것에 대해선 "이준석 의원과 차별화를 두고 야당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개혁신당이 야당이지만 개혁보수를 지향하는 범보수 정당인 만큼 원탁회의에 참여할 경우 당의 색채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불참이 불가피 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본안 소송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이고 허 전 대표는 계속 법적 대응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개혁신당은 당내 상황이 좋지 않아 원탁회의 등에 참여할 여건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혁신당과 원탁회의 참여 정당들은 이념적 성향이 다르다"며 "만약 개혁신당이 (원탁회의에) 참여하게 될 경우 당이 추구하는 방향성을 잃을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bongous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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