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심판 막판까지 트집…여론전 사활
  • 이헌일 기자
  • 입력: 2025.02.11 00:00 / 수정: 2025.02.11 00:00
헌법재판관 편향성 이어 '졸속 심리' 문제제기
정권 교체·유지 여론 오차범위 내…지지층 결집 촉진
윤석열 대통령 측이 탄핵 심판에서 헌법재판관 흔들기에 이어 졸속 심리를 주장하며 트집 잡기를 지속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6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 측이 탄핵 심판에서 헌법재판관 흔들기에 이어 '졸속 심리'를 주장하며 트집 잡기를 지속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6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 측이 탄핵 심판에서 헌법재판관 흔들기에 이어 '졸속 심리'를 주장하며 트집 잡기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 지지층 결집 흐름이 유지되는 가운데 막바지까지 여론전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은 10일 입장문을 통해 "증인들이 법정에서 증언한 내용과 배치되는 수사기록을 증거로 채택하고, 증언보다 진술조서를 우위에 둘 수 있다는 헌재의 태도는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고 공정한 재판을 실현하고자 하는 공판 중심주의와 완전히 배치된다"며 "신속한 심리보다 강조돼야 할 것은 진실을 밝히는 공정한 심리"라고 주장했다.

이어 "재판관의 진실 발견 의무가 신속성에 가려져서는 안 될 것"이라며 "조급하게 잘못된 결론을 내리기보다 신중하게 올바른 결론을 내야 하는 것이 재판관의 의무임을 상기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윤 대통령 측의 졸속 심리 지적을 헌재가 반박하자 이를 다시 재반박하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천재현 헌재 공보관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열고 탄핵심판에서 피의자들이 인정하지 않는 검찰 신문 조서 내용도 증거로 쓸 수 있다는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지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의 전례를 따르겠다는 것이다.

앞서 윤 대통령 측은 헌재가 핵심 증인들의 진술이 바뀌는데도 수사기관의 조서를 증거로 채택한다며 졸속 심리라고 비판했다. 또한 헌재가 증인신문 시간을 제한하고 반대신문 사항은 하루 전 미리 제출해 상대방에 노출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탄핵 심판이 막바지에 접어든 시점까지도 헌재와 재판의 정당성을 깎아내리는 주장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 측은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 이후 탄핵소추 서류 수령을 거부했을 뿐만 아니라 변론준비기일 연기 신청도 냈다. 또 재판부가 변론기일을 일괄 지정하자 이의신청을 했다.

최근에는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 정계선 재판관, 이미선 재판관의 편향성 문제를 제기하며 회피를 요구했다. 문 권한대행에 대해서는 SNS의 게시글과 댓글을 문제삼았고, 정 재판관과 이 재판관은 각각 배우자, 동생 및 배우자의 소속 조직과 활동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변론기일이 시작되기 직전에는 정 재판관 기피신청을 제출하기도 했다.

8일 대구 동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8일 대구 동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이렇게 윤 대통령 측이 문제를 제기하면 여당이 거들면서 논란을 확대재생산하는 구도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8일 논평에서 "민주당에 의한 '허위 내란 프레임'이 근본적으로 무너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제는 헌법재판소 등 사법기관도 보다 더 신중하고 차분하게 절차를 진행하면서 오염된 증인과 증언에 대한 신뢰성 검증 과정을 철저하게 거쳐야 한다"며 "무엇보다도 법원은 윤석열 대통령 구속부터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탄핵 심판이 종국을 향해 가면서 여론전을 이어가며 지지층 결집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바닥까지 떨어졌던 윤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윤 대통령 체포와 구속, 탄핵 심판 과정에서 급상승하자 이를 공고히 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지난 6~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권 집권세력 선호도는 '정권 연장'이 45.2%, '정권 교체'는 49.2%로 오차 범위 내 접전으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46.8%, 더불어민주당 40.8%로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내 우위를 지켰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윤 대통령 측이 장외 여론전을 위해 만든 국민변호인단에는 10일 오후 5시 기준 13만3382명이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모집을 시작해 일주일 만에 10만 명을 훌쩍 넘어서며 지지층의 온라인 소통창구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0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법꾸라지 기술로도, 말장난으로도, 12·3 계엄이 국헌 문란 목적의 내란이고, 그 우두머리가 윤석열이라는 진실을 가릴 수는 없다"며 "처벌을 면할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탄핵 심판을 부정하고 불복을 선동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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