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성론' 꺼내고 文 정권 비판…대선 의지 엿보인 이재명
  • 김시형 기자
  • 입력: 2025.02.09 00:00 / 수정: 2025.02.09 00:00
조기 대선 언급 자제하던 李 "우리나라도 이렇게 만들고 싶은 꿈"
"정책 행보 포장한 대선 빌드업 지속될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자 침묵했던 대선 의지를 최근 우회적으로 대선 의지를 내비치고 있자.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모두의질문Q 출범식에 참석해 격려사 하는 이 대표. /배정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자 침묵했던 대선 의지를 최근 우회적으로 대선 의지를 내비치고 있자.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모두의질문Q' 출범식에 참석해 격려사 하는 이 대표.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시형 기자] 조기 대선과 관련해 일절 언급을 자제해 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성론'을 꺼내고 전임 정권인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등 대선 의지를 에둘러 드러내는 모습이다. 민주당의 집권 이후 청사진을 그리는 '집권플랜본부' 재가동에 이어 정책 소통 플랫폼인 '모두의질문Q' 출범도 조기 대선을 염두한 사실상의 대선 공약기구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 소통 플랫폼 '다함께 만드는 세상 모두의질문Q' 출범식에서 "민주당이 나라의 미래를 만족할 정도로 희망스럽게 끌어갈 수 있을지 의심하는 국민들이 있다"며 "같은 방식을 고수하지 않고 국민의 집단지성으로 지배하는 나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미리 준비한 격려사 대신 '자성론'을 꺼냈다. 이 대표는 "계엄 이전 윤석열 정권의 문제가 심각하고 어둠으로 가득한 상황에서도 왜 국민들이 나서지 않았는지 고민했다"며 "국민들은 '만약 권력을 끌어내리면, 그 다음에 당신들 민주당은 과연 나라 미래를 희망스럽게 끌어갈 수 있겠나' 의심을 한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 과정에서 전임 정권인 문재인 정부도 에둘러 비판했다. 이 대표는 "지난 촛불 혁명 때 우리 국민들이 한겨울에 아이들 손잡고 힘겹게 싸워서 박근혜 정권을 끌어내렸는데 결과가 무엇이냐. 그 후에 나의 삶은 뭐가 바뀌었고 이 사회는 얼마나 변했느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당신들 자리만 차지했지. 색깔만 바뀌고 세상은 바뀌지 않았다고 생각하더라. 우리가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의 '문 정부 때리기'를 두고 조기 대선을 겨냥해 전임 정권과의 차별화를 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전임 정권의 문제점을 언급한 것은 '나는 그렇지 않을 것이고 이번에는 다르다'는 차별성을 부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모두의 질문Q 출범식에 참석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모두의 질문Q' 출범식에 참석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 성과도 꺼내며 "우리나라도 이렇게 만들고 싶은 꿈이 있다"고 대선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이 왜 성남시에서 그렇게 인기가 많았을까. '퍼주기'를 많이 해서가 아니다. 예산 3조 중 겨우 200억으로 청년 배당, 교복, 산후조리비 등을 지원했다. 200억 가지고 생색내서 인기가 생겼겠느냐"고 말했다. 그간 조기 대선과 관련해 일절 언급을 자제해 온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후원금 모금도 개시했다. 이 대표는 전날 후원금 모금을 개시한 지 25분 만에 한도액인 1억5000만원을 25분 만에 모두 채웠다고 밝히며 "간절한 마음이 담긴 후원금의 무게를 깊이 새기겠다"며 "1원 한 푼도 헛되이 쓰지 않고 국민의 뜻이 곧 정치가 되는 나라, 위대한 대한민국으로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민주당은 조기 대선 해석에는 여전히 경계하는 모습이다.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은 이날 출범식에서 "오해가 있어서 말하지만 모두의질문Q는 작년 총선을 기점으로 본격화된 프로젝트"라며 "대선 준비를 위해 급조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태웅 집단지성센터장도 "대선 조직이 아닌 게 분명하다"고 못박았다.

조승래 수석대변인도 전날 '집권플랜본부 재가동과 모두의질문Q 출범이 조기 대선과 관련한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정당은 기본적으로 비전과 정책을 구상하는 게 늘 상 있는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더팩트>에 "입으로는 탄핵을 얘기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대선을 준비해 집권 야망을 불태우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이중성' 비판을 의식한 듯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 평론가도 "대선 준비용이라고 못박으면 역풍이 불 수 있으니 '정책 행보'로 포장한 민주당의 대선 빌드업과 중도 확장 모색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ocke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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