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하>] "대안 제시하라"…거칠어진(?) 이재명
  • 신진환 기자
  • 입력: 2025.02.08 00:00 / 수정: 2025.02.08 00:00
유시민의 야권 잠룡들에 대한 인물평 화제
"야!"…내란 청문회서 강선영-용혜인 설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일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법 적용제외 어떻게?라는 주제로 열린 정책 디베이트에서 직접 토론을 주재했다. /남윤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일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법 적용제외 어떻게?'라는 주제로 열린 '정책 디베이트'에서 직접 토론을 주재했다. /남윤호 기자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이재명 "반대 말고 대안을"…상법 토론보다 더

-반도체특별법의 최대 쟁점인 '주52시간' 예외 조항을 놓고 토론을 직접 주재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번 상법 개정 토론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이 대표는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 디베이트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 적용 제외 어떻게' 토론회에 좌장으로 나섰는데, 경영계와 노동계 양측 입장을 물은 뒤 직접 쟁점을 좁히고, 타협안을 제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토론을 주재해 눈길을 끌더라.

-"대안을 제시하라"고 쓴소리도 서슴지 않았어. 이 대표는 경영계가 시간을 중심으로 일하면 반도체 개발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근로시간 예외 조항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자 마땅찮은 표정을 지으며 "그냥 필요하다는 것인가? 그럼 대안이 무엇이냐. 반대한다는 얘기 말고 상대가 동의할 수 있는 합리적 대안도 제시하라"고 주문했어.

-또 직접 '팩트체크'에 나서기도 했어. 이 대표는 노동계 측 손우목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위원장이 대만 TSMC가 2년간 열두 차례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한 불법 사례를 설명하자 경영계를 향해 "잠깐 팩트체크를 하겠다. 대만의 사례는 노동시간 예외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아니라 알고 보니 법 위반 행위 아닌가"라고 반문했어.

이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 적용 제외 어떻게?라는 주제로 열린 정책 디베이트에 참석해 발언하고 모습. /배정한 기자
이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 적용 제외 어떻게?'라는 주제로 열린 정책 디베이트에 참석해 발언하고 모습. /배정한 기자

-이 대표는 52시간 초과 근무 시 보상 문제도 언급하며 경영계에는 수 배에 달하는 보상을 제대로 줄 것인지, 노동계에는 보상 체계를 걱정하지 않는지 묻기도 했어. 이에 경영계도 "당연히 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고, 노동계도 "걱정하지 않는다"고 하자 이 대표는 웃으며 "그럼 됐군요. 제가 오해했다"며 멋쩍은 웃음을 보이기도 했었지. 토론 중간엔 "총 노동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의심에 대해 분명히 해야 한다"며 총 노동시간에는 변동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양측의 쟁점을 좁히기도 했어.

-뒤이어 총 노동시간에는 변동 없이 반도체업 종사자들 중 '고소득자 초전문가'에 한정해서, 그들의 동의를 전제로 근로시간의 유연성을 늘리는 타협안을 직접 제시하기도. 또 "합의되는 것부터 먼저 처리하고 안 되는 건 나중에 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실용주의적 태도도 보였어. 이 대표의 합리적 타협안으로 당내 이견을 넘어 여당과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 주목돼.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유시민 작가의 이미 역량을 넘어선 자리(국무총리)를 했다. 책을 많이 읽으시길 바란다라는 평가에 대해 화답했다. /유튜브 김부겸TV 갈무리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유시민 작가의 "이미 역량을 넘어선 자리(국무총리)를 했다. 책을 많이 읽으시길 바란다"라는 평가에 대해 화답했다. /유튜브 김부겸TV 갈무리

◆유시민 '쓴소리'에 김부겸 반응은?

-야권 잠룡들에 대한 유시민 작가의 평가가 화제였지?

-맞아. 지난 5일 팟캐스트 '매불쇼'에 출연한 유 작가는 김동연 경기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쓴소리를 남겼지. 이들을 향해 유 작가는 "망하는 길로 가고 있다"며 "12·3 내란 세력의 준동을 철저히, 끝까지 제압해야 하는 비상시국이다. 게임의 구조가 지난 총선 때보다도 극화된 상황에서, 훈장질하듯 '이재명 네가 못나서 대선에서 진 거야', '혼자 하면 잘될 거 같냐'는 소리를 하면 망하는 길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지.

-그러면서 "만약 이 대표가 (대통령 선거에) 못 나가게 된다면, 이재명을 지지했던 유권자가 누굴 지지하겠나"라며 "이재명이 사법리스크가 있어서 안 된다고 했던 사람이 아니라, 제일 열심히 싸웠던 사람에게 표를 줄 것"이라고도 언급했어. 이 대표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거지.

-이들 각자에 대한 인물평을 남기기도 했는데 김동연 지사를 두고는 "이 대표한테 붙어서 지사가 된 사람"이라며 "지금 사법리스크 운운하는 것은 배은망덕한 거다. 인간적으로 안 되는 거다. 그거는 틀렸다"라고 했어. 김경수 전 지사에 대해선 "착한 2등이 되는 전략을 써야 한다"며 "요 며칠 기회를 반 넘게 잃었다. 지금도 완전히 늦진 않았다고 본다. 지도자 행세를 하지 말라"고 전했지.

유시민 작가는 지난 5일 팟캐스트 매불쇼에 출연해 김동연 경기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야권 잠룡에 대한 평가를 남겼다. /유튜브 매불쇼 갈무리
유시민 작가는 지난 5일 팟캐스트 매불쇼에 출연해 김동연 경기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야권 잠룡에 대한 평가를 남겼다. /유튜브 '매불쇼' 갈무리

-임종석 전 실장에는 "다른 직업을 알아보라"고 말했어. 유 작가는 "(지난 총선에서) 떨어지더라도 험지를 가야 했다. 정치가 잘 안 맞는 거 같다"라고 했어. 김부겸 전 총리에 대해선 "이미 역량을 넘어선 자리(국무총리)를 했다"며 "책을 많이 읽으시길 바란다. 2선에서 훈수 역할이 어울릴 것 같다"는 평을 남겼지.

-이에 김부겸 전 총리는 유튜브 쇼츠로 화답했더라고. 쇼츠에서 김 전 총리는 유 작가의 영상을 본 뒤 "유 선생 충고 고맙다. 제 스스로도 여러 상황에 대해 전혀 짐작도 못 하고 그러진 않다"라고 말하더라고. "책 많이 읽으라는 충고를 받아들이겠다"며 책을 꺼내 보이기도 하더라고. 스티븐 레비츠키의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라는 책을 들어 올리며 김 전 총리는 "이런 걸 제대로 읽어보도록 하겠다. 여러 충고 고맙고 제 스스로도 정말로 열심히 살겠다는 약속을 드리겠다"라고 했지.

-유 작가의 강한 평가에 김 전 총리가 뼈 있게 받아친 셈이지. 민주당 지지층은 유 작가의 발언에 대체로 환호하지만 당내에선 비판도 있는 거 같아. 고민정 의원은 7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유 작가의 말에 대해 "망하는 길로 가고 있는 민주당의 모습은 이미 오래전에 시작됐다"라고 말하더라. 유 작가를 향해선 "(수박몰이가 한창일 때) 어떠한 역할을 하셨나"라고 직격했어.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민주당 대권 주자들의 기싸움이 본격화하고 있어서 흥미롭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오른쪽)과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3차 청문회에서 공방을 벌였다. /용혜인 의원 유튜브 갈무리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오른쪽)과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3차 청문회에서 공방을 벌였다. /용혜인 의원 유튜브 갈무리

◆"야!", "사과하세요"…싸움장 된 내란특위 청문회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과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 간 설전이 벌어졌다고?

-6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3차 청문회에서 두 의원 사이 반말과 고성이 오갔어. 용 의원이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에게 질의하던 도중 육군 최초 여성 '투스타' 출신 강 의원이 용 의원의 표현을 문제 삼으면서부터야. 용 의원이 "수도방위사령부의 사령관씩이나 돼 가지고"라고 말하자 강 의원은 "수방사령관씩이나 라니"라고 소리쳤어. 용 의원이 "조용히 하세요"라고 맞받아치자 강 의원은 "야"라고 했어.

-용 의원은 어떤 대목에서 이 전 사령관에게 그렇게 말한 거야?

-이 전 사령관은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변론기일에 출석해 "비상계엄에 대해 지금도 적법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 부분을 지적하면서야. 용 의원이 '법률전문가인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판단했기 때문에 적법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인가'라고 묻자 이 전 사령관은 "그 부분도 있다"고 답했고, 이에 용 의원이 "수방사령관씩이나 돼서 군 통수권자가 법률 전문가 출신이니까 '어련히 법률 판단을 알아서 했겠거니'라고 생각하니 내란죄로 구속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된 것"이라고 비판한 거지.

6일 국회에서 열린 내란 국조특위 청문회에서 고성이 오갔다. 여당 간사 한기호 의원이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과 언쟁을 벌인 강선영 의원 대신 사과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남용희 기자
6일 국회에서 열린 내란 국조특위 청문회에서 고성이 오갔다. 여당 간사 한기호 의원이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과 언쟁을 벌인 강선영 의원 대신 사과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남용희 기자

-상황이 마무리되긴 했어?

-강 의원 대신 여당 간사인 한기호 의원이 사과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어. 용 의원이 강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지만, 강 의원은 용 의원이 먼저 사과하면 하겠다고 했어. 여야 의원들 사이 공방이 오가자 한기호 의원이 "강 의원이 오늘 말한 것에 대해 발언은 지나친 부분이 있다. 잘못 사용된 용어에 관해서는 사과드린다"고 대신 말했어. 그런데 용 의원과 여당 의원들이 충돌한 게 이번만은 아냐. 용 의원은 지난 4일 2차 청문회 당시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의 '야당의 줄탄핵' 언급에 항의하다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정신 나갔다"는 말을 듣기도 했어.

-용 의원은 강 의원과 임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밝혔어. 여야 간 공방은 흔한 일이야. 설령 그렇더라도 국조특위는 12·3 비상계엄 사태 진상과 본질을 규명하기 위해 출범한 기구잖아. 특위가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한 채 막말과 신경전의 장으로 변질되는 것은 안 될 일이야.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김수민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동현 인턴 기자, 이하린 인턴 기자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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