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尹 옥중정치' 스피커…더 많이 더 자주
  • 이헌일 기자
  • 입력: 2025.02.03 20:12 / 수정: 2025.02.03 20:12
참모진 이어 與 지도부 면회, 尹 "국정마비 국민이 알게 돼 다행"
새해 들어 옥중정치 본격화…내부 비판도
윤석열 대통령의 면회가 허용되자 참모진을 필두로 여당 의원들까지 접견이 이어지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윤석열 대통령 접견을 마친 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장윤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면회가 허용되자 참모진을 필두로 여당 의원들까지 접견이 이어지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윤석열 대통령 접견을 마친 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장윤석 기자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면회가 허용되자 참모진을 필두로 여당 의원들까지 접견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을 통해 윤 대통령의 메시지가 더 자주 전달되면서 '옥중 정치'가 더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대통령실 참모진에 이어 3일에는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을 접견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당이 하나가 돼 2030 청년들을 비롯해 국민 여러분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나 의원이 면회를 마치고 전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그동안 줄탄핵과 사실상 예산 삭감 등 (야당의) 의회 독재로 국정이 마비되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어 무거운 책임감으로 이러한 조치(비상계엄)를 했다"며 "이번 계엄을 통해 그동안 민주당이 마음대로 사실상 국정을 마비시킨 여러 행태에 대해 국민이 알게 된 것은 다행"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 의원은 "(윤 대통령이) 현재 국제정세·세계경제와 관련해 나라 걱정을 많이 하셨다"며 "국회의 상황과 헌법재판소의 편향적인 재판 과정 부분, 헌법재판관의 편향적 행태에 대한 우려들도 함께 이야기 나눴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31일에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김주현 민정수석, 강의구 부속실장이 서울구치소를 찾았다.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대통령실이 국정의 중심인 만큼 의기소침하지 말고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그는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다. 잘 지내고 있다"고 안심시키며 연휴 중 의료체계는 잘 작동됐는지 등을 물었다고 한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1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 심판 4차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1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 심판 4차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설 연휴를 기점으로 일반인 접견이 허용되자마자 윤 대통령 측근과 여당 인사들이 줄지어 면회 번호표를 뽑는 모양새다. 이전에는 주로 변호인단을 통해 포괄적으로 메시지를 냈던 것과 달리 접견 허용을 계기로 윤 대통령이 메시지를 전할 창구도 다양화되고 그 빈도도 잦아졌다. 옥중 정치가 더욱 본격화할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그는 새해 첫 날 관저 앞에 보인 지지자들에게 친필 서명이 담긴 편지를 보내 감사를 표한 것을 시작으로 체포영장이 집행된 지난달 15일에는 녹화 영상과 장문의 친필 편지를 공개했다. 또 구속영장 발부에 이어 서부지법 폭동이 벌어진 19일에는 지지자들에게 자제를 부탁하는 동시에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다시 한 번 역설하는 메시지를 냈다.

설 연휴를 앞둔 24일에는 "설날이 다가오니 국민 여러분 생각이 많이 난다"며 설 인사를 전했다. 연휴 중에도 변호인을 접견하며 국민들, 특히 청년들, 그리고 김건희 여사가 걱정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윤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여론전에 나서고, 여당 인사들도 이를 활용하는 이유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지지율 상승세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지층 결집과 함께 국면 전환을 꾀하는 의도라는 것이다.

다만 이런 모습을 두고 야당은 물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3일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여당 지도부의 면회를 두고 "내란 정당으로서 공식화 행보를 보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임기 중에는 참모로서 듣기 좋은 소리만 하다가 대통령이 구속되고 나서야 새삼스럽게 인간적 도리를 다하기 위해 대통령을 만난다는 건 비겁하다"며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대통령을 만나는 일정에 '개인적 차원'이라 변명하는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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