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우리 안의 다른 의견을 배격하면서 내부 다툼이 격화되면 누가 가장 좋아하겠나"라고 3일 강조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비명계 인사들의 연이은 공개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에 '숲은 단 하나의 나무로 이뤄지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단음으로는 화음을 만들 수 없고, 여러 소리가 모여야 비로소 아름다운 화음의 심포니가 완성된다"며 "영국의 작가 E.M. 포스터는 우리는 민주주의를 두 가지 이유로 환호한다. 하나는 그것이 다양성을 허락하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비판을 허용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전적으로 동의한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하고 활발한 토론이 이뤄질 때 창의성과 역동성이 살아난다"며 "우리 민주당이 다양한 풀 나무가 자라는 건강한 숲이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자신을 향한 당내 비명계의 비판도 수용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한 목소리만 나오지 않도록, 오히려 다른 목소리를 권장하면 좋겠다"며 "극단과 이단들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키고 헌정질서를 회복하는 것보다 시급한 일은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내부의 차이를 확인하는 것보다 민생을 살리고 경제를 살리고 안보를 살리고 민주주의를 살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필승을 위한 강철검이 필요한 지금, 다양한 원소가 결합할 때 강력한 합금이 만들어진다는 지혜를 잊지 말아야겠다"라고 했다.
그는 "한가지 꽃이 아니라 수많은 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백화제방'을 함께 꿈꿨으면 좋겠다. 그날까지 작은 차이로 싸우는 일은 멈추고 총구는 밖으로 향했으면 한다"며 "저 또한 여러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며 함께이기는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지금이라도 지난 대선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성찰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대선 패배 원인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아닌 이 대표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임 전 실장은 "서울에서만 31만766표를 졌다. 민주당이 서울에서 지고도 전국선거를 이길 수 있을까"라며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후보는 모두 충청에서 압승했다. 왜 이재명 후보는 충청에서 졌을까"라고 직격했다.
이어 임 전 실장은 "이재명 후보가 부족했고 당의 전략이 부재했음을 온전히 받아들여야 비로소 이기는 길이 보일 것"이라며 "민주당이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윤석열 심판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번에는 우리가 더 절실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sejungki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