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를 통해 전달받은 '싹 다 정리하라. 국군방첩사령부를 적극 지원하라'는 지시를 조태용 국정원장에게 보고하자 조 원장이 "내일 아침에 이야기하자"고 했다고 주장했다.
홍 전 차장은 22일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출석해 지난달 3일 윤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지시받은 사항을 조 원장에게 보고한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홍 전 차장의 주장에 따르면, 홍 전 차장은 당시 국정원장 집무실에서 '긴급 정무직 회의'를 마친 후 다시 집무실로 돌아와 조 원장에게 "대통령께서 방첩사를 지원하라고 한다"라고 보고했다. 조 원장이 아무런 말이 없자 홍 전 차장은 "사실 지금 방첩사에서 이재명과 한동훈을 잡으러 다닌다고 한다"고 했고, 조 원장은 "내일 아침에 이야기하자"고 답했다.
홍 전 차장이 "최소한의 업무방향과 지침은 주셔야 한다"고 말하자 조 원장은 소파에서 일어나서 갔고, 더 이상 보고할 수가 없었다는 게 홍 전 차장의 입장이다. 홍 전 차장은 "비상 국무회의에 가서 대통령을 만나고 왔을 텐데도 국무회의에 다녀왔다는 말씀도 없으셨다"라며 "보고를 안한 것이 아니라 (조 원장이) 보고를 거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전 차장은 윤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저 대통령을 좋아했다. 시키는 것은 다 하고 싶었다"라며 "근데 (체포) 명단을 보니까 그거는 안 되겠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안규백 위원장을 향해 "편안하게 가족들과 식사하고 티비를 보는데 방첩사 수사관과 국정원 조사관이 뛰어들어서 수갑을 채워 벙커에 갖다넣으면 안 되는 것 아닌가"라고 물으며 "그런 게 매일매일 일어나는 나라가 하나 있다. (북한)평양. 그런 일을 매일매일 하는 기관. 북한 보위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체포 대상자 명단엔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김민석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유튜버 김어준씨, 김명수 전 대법원장 등이 포함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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