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21일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허은아 대표에 대한 직무정지를 의결하고 원내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허 대표는 요건 불성립을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허 대표에 대한 당원소환 투표 실시의 건과 당 대표 직무정지의 건을 의결했다. 최고위에는 이준석 의원의 측근인 이주영 정책위의장과 이기인·전성균 최고위원, 김철근 전 사무총장 등만 참석했다. 허 대표와 그의 측근인 조대원 최고위원은 불참했다.
천 원내대표는 허 대표가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중대한 행위들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허 대표의 소환 이유로 △당직자 임명 과정서 당헌·당규 위반 △사무처 당직자에 대한 부당한 지시와 통제 △당 조직 개인적 홍보의 수단으로 사유화 △제반 문제에 따른 당직자 노동조합의 성명과 쟁의 △정무직 및 사무직 당직자의 잇단 사퇴 △기타 당원들의 신임을 잃은 행위 등을 꼽았다.
천 원내대표는 이날 조 최고위원에 대한 당원소환 투표 실시의 건과 직무정지의 건도 의결했다.
그러면서 허 대표가 전날 실시한 당무감사위 의결에 대해서도 비난을 이어갔다. 천 원내대표는 "당무감사위 임명은 최고위 의결사항이고, 의결정족수 4인의 의결 참여가 필요하지만 3명만 참석했다"며 "의결 성립이 안 되므로 당무감사위를 의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천 원내대표는 비공개 최고위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 순간부터 허 대표는 직무가 정지됐다"며 "허 대표의 행위야 말로 사적인 행위이자 사모임이라는 것을 명백히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 내 문제를 법원으로 끌고 가기보다 당원소환이라는 민주적, 정치적 절차를 따르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며 "당원들이 허 대표 소환을 원치 않으면 당 대표 직무 정지를 풀고 허 대표 체제를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허 대표 측은 곧바로 반박했다. 정국진 선임대변인은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회 소집 권한이 없는 천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를 위법하게 소집하고 당원소환 투표 실시와 관련해 최고위원회를 참칭해 의결하고 선언했다"며 "이러한 의결은 정식으로 열리는 최고위원회조차 의결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한편 긴급 최고위원회의 개최를 앞두고 허 대표는 당 대표를 배제한 최고위원회의 개최에 난색을 표했다. 허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요건 자체가 불성립하며 그 자체가 규정 위반에 위법한 회의이자 회의 시도"라고 질타했다.
허 대표는 천 원내대표를 향해 "국회의원이라면 기초적인 원칙과 절차를 지켜야 한다"며 "아무리 긴급한 상황이더라도 당규에 따라 최고위원회의 소집 권한은 당 대표에게 있다. 당헌당규에서 정한 규정과 절차에 따라서 진행해주시기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