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의 與 지지율 상승…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는
  • 김수민 기자
  • 입력: 2025.01.20 00:00 / 수정: 2025.01.20 00:00
'보수층 집결·반 이재명 정서' 작용
관건은 尹 탄핵심판 최종 결과 이후
'누가 더 재정비 잘했나'에 달려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오차범위 내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앞서는 결과들이 나오면서다. 애초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심판 절차의 영향으로 폭락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반전이 일어난 이유로 보수층 집결과 반 이재명 정서가 꼽힌다. /박헌우 기자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오차범위 내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앞서는 결과들이 나오면서다. 애초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심판 절차의 영향으로 폭락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반전이 일어난 이유로 '보수층 집결'과 '반 이재명 정서'가 꼽힌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오차범위 내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앞서는 결과들이 나오면서다. 애초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심판 절차의 영향으로 폭락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반전이 일어난 이유로 '보수층 집결'과 '반 이재명 정서'가 꼽힌다.

그러나 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윤 대통령의 탄핵이 최종 인용돼 조기대선이 열린다면 그때는 정권 상실의 위기감으로 결집한 강성 지지층이 아닌 중도층의 마음을 누가 얻느냐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17일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유권자 1001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전화 인터뷰 방식,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포인트, 응답률 16.3%)에서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 39%, 민주당 36%로 집계됐다. 양대 정당이 계엄 사태 이전의 구도로 되돌아간 것이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선 게 이번 여론조사 결과가 처음은 아니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지난 13일~15일 전국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전날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 전화 면접,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응답률 19.6%)에서도 국민의힘 35%, 민주당 33%을 기록했다.

이는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이후 보수 지지층 결집을 노린 대통령과 여당의 메시지가 효과를 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의 거듭된 호소에 반응한 지지층이 여론조사에 적극적으로 응답했다는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여기서 밀리면 큰일 난다는 생각을 가진 보수층이 똘똘 뭉쳐 여론조사에 더 반응하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낼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위기의식이 덜한 민주당 지지자나 중도는 응답을 안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 이재명 정서도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 요인 중 하나다. 국민의힘은 앞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과 비교했을 때 비교적 하나 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단일대오로 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 등 윤 대통령 수사를 담당하는 수사기관을 압박하고 정치적 공세에 몰두한다는 공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것이 국민의 정서를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동훈 전 대표 사퇴 이후 들어선 권영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한몫 한다는 분석도 있다./국회=박헌우 기자
한동훈 전 대표 사퇴 이후 들어선 권영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한몫 한다는 분석도 있다./국회=박헌우 기자

한동훈 전 대표 사퇴 이후 들어선 권영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한몫 한다는 분석도 있다. 내란특검법에 찬성한 김상욱 의원 탈당 권유 논란, 일부 의원들의 대통령 관저 집결 등 강성 지지층만 보고 가는 듯한 행보가 있긴 했지만 권영세 비대위원장이 비교적 중립적인 스탠스로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당내에서도 비슷하게 상승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당내 소장파 한 의원은 "국민들은 어느 한쪽으로 쏠리는 걸 싫어한다"라며 "그런 차원에서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주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다만 문제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최종 결과가 나온 이후에도 상승세를 지킬 수 있느냐이다. 만약 윤 대통령의 탄핵 인용으로 본격 대선 국면에 들어서면 누가 중도층의 마음을 잡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그때까지도 여론조사의 결과만 믿고 안일하게 대응한다면 강성 지지층의 결집만으로는 대선에서 승산이 없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이제는 상대의 실책으로 인한 반사이익이 아닌 국민의힘만의 득점 포인트를 만들어야 할 때"라며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가 나왔을 때는 결국 누가 얼마만큼 정비를 제대로 했느냐에 따라 지지율이 달라질 것이다. 윤 대통령의 실패가 국민의힘의 실패로 귀결되지 않도록 전략을 잘 세우는 게 중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차분하게 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자체 비상계엄 특검법을 발의하는 등 본격 윤 대통령과의 거리두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와 관련해 "우리 당이 착각하지 않아야 할 것은 결코 우리 당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지지해 준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su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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