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경찰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경호처, 1차 집행 때와 달리 특별한 저항 없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2차 체포영장이 집행된 15일 오전 공조본의 체포팀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윤 대통령 관저 앞 3차 저지선을 넘어 관저로 향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두번째 시도 끝에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 경호처는 첫 집행 때와 달리 특별한 저항 없이 사실상 집행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수처와 경찰은 15일 오전 4시 28분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도착해 체포영장 집행에 들어갔다.
공수처와 경찰이 오전 5시 45분쯤 관저 진입을 시도하자 국민의힘 의원 등이 팔짱을 끼고 인간띠를 만들어 진입을 막았다. 이후 경찰은 관저 정문 앞 바리케이드를 뜯어내고 호송차량을 동원해 진입을 시도했고, 관저와 연결되는 매봉산 등산로 등 우회로를 통해서도 진입을 시도했다.
결국 오전 7시 23분쯤 사다리를 이용해 경호처가 설치한 차벽을 넘어 관저에 진입했고, 7시 49분쯤 관저 내 2차 저지선도 통과했다. 이어 오전 8시쯤 정진석 비서실장, 윤갑근 변호사와 함께 대통령 관저 내 3차 저지선을 넘어 관저 건물로 들어가 영장 집행 관련 협의를 진행했다.
결국 공수처는 10시 33분쯤 체포영장을 집행해 윤 대통령을 과천 공수처 청사로 호송을 시작했다. 이후 약 20분 뒤인 10시 53분쯤 청사에 도착해 수사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경호처는 특별히 저지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기존에 설치한 차벽과 바리케이트는 유지했으나 인력을 동원하는 장면은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2차 체포영장이 집행된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 윤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 행렬이 관저를 나서고 있다. /이새롬 기자 |
지난 3일 첫 집행 때와는 완전히 다른 대응이다. 당시 경호처는 차벽과 바리케이트 설치와 함께 관저 외곽 경호를 담당하는 55경비단 소속 사병들까지 동원해 스크럼을 짜고 버티면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으며 집행 인력의 진입을 강하게 저지했다. 결국 공수처는 5시간 여를 대치하다 현장 인원의 안전을 우려해 집행을 중지했다.
이에 경찰은 집행을 저지한 박종준 전 경호처장 등의 출석을 요구했고, 박 전 처장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사표를 제출하면서 경찰에 출석했다. 이후 경호처 내부에서 강경파로 꼽히는 김성훈 차장 등 지휘부의 기조에 반발하는 기류가 포착됐다. 경호처 내부 게시판에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하는 행위는 공무집행방해가 될 수 있기에 영장 집행에 협조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도 올라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도 김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 등의 신병 확보에 나서며 경호처를 압박했다. 이날 집행 과정에서도 "법원에 의해 발부된 적법한 영장 집행 중이다. 즉시 영장 집행 방해 행위 중단하고 옆으로 이동해달라.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적법한 공무집행을 방해한 것으로 간주해 공무집행방해죄로 현행범 체포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고 여러 차례 공지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날 상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막는 경호처 직원은 없었고 물리적 충돌도 사실상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고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성훈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은 체포하지 않았다"며 "이들은 대통령 경호 후 변호인과 함께 경찰에 출석하겠다고 했다. 출석 후 체포영장을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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