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구치소 생활…정치 개입 지속
尹 비난 담긴 '옥중 서신'·옥중 헌법소환 제기
당 자생력 후퇴 우려 제기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구치소 수감중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존재감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옥중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 /장윤석 기자 |
[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옥중 정치'가 당의 자생력을 후퇴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뜻에 따라 11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에서 '조국혁신다방'을 연다. 지지자들이 조 전 대표에게 보낸 영치금으로 탄핵 집회 참석자들에게 커피를 나눠줄 예정이다.
조 전 대표는 '옥중 서신'을 통해 정치적인 메시지도 꾸준히 내고 있다. 그는 수감 한 달 만에 네 통의 서신을 보냈다. 편지에는 주로 자신의 옥중 생활과 혁신당의 청사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 담겼다.
지난 9일 공개된 서신에는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대해 언급하며 "서울 구치소에서 윤을 만나겠구나 '기대'하고 있었는데 무산되어 버렸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혁신당 의원들에게 "윤의 쿠데타로 인해 정치 일정이 변경됐다"며 "25년 대선, 26년 지선, 28년 총선, 30년 대선 등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변화 속에서 다시 한번 '쇄빙선'과 '견인선'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전 대표는 구속 이후에도 윤 대통령 탄핵 쇄빙선 역할을 자처하며 옥중 헌법소원도 제기했다. 그는 헌법소원 제기를 통해 헌법재판관 '9인 완전체' 임명을 유보하고 있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압박을 넣기도 했다.
당원 및 지지자들은 조 전 대표의 행보를 두고 '공백을 느낄새도 없다', '든든하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그의 영향력이 혁신당의 자생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우려한다.
김선민 혁신당 대표 권한대행과 혁신당 의원들이 조 전 대표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지만, 조국 전 대표의 '그림자'에 가려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윤석 기자 |
김선민 혁신당 대표 권한대행과 혁신당 의원들이 조 전 대표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지만, 그의 '그림자'에 가려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조 전 대표가 옥중 서신을 공개하면서 본인만 부각되고 정작 당이나 의원들은 부각이 안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당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게 도와야 하는데 구치소에 있는건지 국회에 있는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자꾸 노출된다"고 말했다.
최수영 시사평론가도 통화에서 "조국혁신당이 조 전 대표의 공백에도 지속 가능성과 제도권 정당으로서의 자기 역할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자생력을 기르고 본인들이 조 전 대표의 대안이 될 수 있는 특화된 전략과 컨셉을 세워야 한다"며 "'조국의 적은 조국'이라는 말이 있듯이 조국의 그림자가 계속 어른거릴수록 혁신당의 '혁신'은 멀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최 평론가는 "조 전 대표가 혁신당의 앞날에 긍정적인 쪽으로 자기 역할을 한정 지어줘야 하는데 현재 뉴스 밸류가 다 조국 전 대표를 향하는 상황"이라며 "당이 자생력을 기르고 지속 가능한 정당으로 성장할 수 있게 국민과 대중, 중도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본인은 원론적인 측면에서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조 전 대표의 옥중 정치와 당의 자생력이 무관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통화에서 당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는 중일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혁신당은 현재 '앙꼬 없는 찐빵'이 돼 버린 상황이다. 그럼에도 혁신당에 있는 의원들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티고 있는데 이는 혁신당이 부딪혀가며 성장하는 과정 중 하나"라며 "조 전 대표가 의원들을 향해 메시지를 보내주고 있으니 의원들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해 나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