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럽 조사서 민주 지지도 12%P 하락
국민의힘은 10%P 상승해 오차범위 접전
"보수결집에 악재 겹쳤다" 분석도
최근 공표되는 여론조사 결과에 정치권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계엄 사태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던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도는 정체·하락 중인 반면 국민의힘의 지지층은 결집을 이어가고 있다. /배정한 기자 |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최근 공표되는 여론조사 결과에 정치권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계엄 사태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던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도는 정체·하락 중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은 결집을 이어가고 있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민주당에선 당황한 기색이 읽힌다.
여론조사 전문 기관인 한국갤럽이 7~9일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0일 발표한 여론조사(전화면접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16.3%) 결과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은 36%를, 국민의힘은 34%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 5%, 개혁신당 2%, 무당층 19%였다.
직전 조사인 12월 3주차 조사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각 48%, 24%로 두 배 정도의 차이를 보였는데 2주 만에 민주당은 12%P가 하락했고, 국민의힘은 10%P가 상승했다.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국민의힘의 지지도가 상승한 결과가 나타났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6~8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9일 발표한 조사(전화면접,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22.8%)에서는 민주당 36%, 국민의힘 32%, 혁신당 7%, 개혁신당 3%, 진보당 1% 순이었다. 직전 조사(12월 3주차)보다 민주당은 3%P 하락, 국민의힘은 6%P 상승했다.
여론조사 전문 기관인 한국갤럽이 7~9일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0일 발표한 여론조사(전화면접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16.3%) 결과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은 36%를, 국민의힘은 34%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 갈무리 |
민주당에선 당황한 기색이 읽히기도 한다. 보수층의 적극 응답, 과대 표집 등으로 분석하는 분위기였지만 ARS 방식의 조사가 아닌 전화면접 조사에서도 비슷한 방향의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 문제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대응,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실패 등 야권을 향한 악재가 겹쳐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정성호 의원은 9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불법적 비상계엄이 한 달이 넘었다. 국민들도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고 국정 혼란들, 민생 경제 어려움이 지속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강경한 주장만 할 게 아니라 구체적 해법을 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부족한 게 아니었나 하는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김영진 의원도 이날 같은 방송에 출연해 "과잉 응답된 면도 있다고 본다"면서도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문제라든지 과도하게 나가는 것에 대해선 절제하고 전략적 인내를 통해 국민 목소리도 잘 듣고 더 큰 위험으로 나가지 않게끔 관리해 나가는 것도 필요한 시기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다만 민주당이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지만, 현재의 여론조사를 맹신하긴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민주당도 최근 잘하는 게 없어서 소극적 지지층이나 중도층은 지지를 유보하고 있다"면서도 "한덕수 총리 탄핵과 윤 대통령 체포영장 발부 등 두 가지 사건을 계기로 보수층의 여론조사 응답률이 굉장히 높아진 거 같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ARS 조사의 경우 30%, 전화면접은 20% 안팎의 거품이 껴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 문제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대응,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실패 등 야권을 향한 악재가 겹쳐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 /뉴시스 |
갤럽 조사의 대선주자 지지도 결과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이재명 대표(32%)에 이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8%를 얻어 2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직전 조사에서 김 장관은 2%를 얻었지만 2주 만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나 홍준표 대구시장을 제쳤다. 김 장관은 중도층보다는 강성 보수층의 지지를 받는 걸로 대체로 평가된다.
NBS 조사의 경우도 응답자 표집에 변화가 있었다. 직전 조사에선 진보 286명, 중도 334명, 보수 276명이었지만 이번 조사에선 진보 291명, 중도 293명, 보수 328명이었다. 진보층이 10명 많은 표집에서 보수층이 37명이 많은 표집으로 변화된 것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적극 지지층이 응답을 많이 하므로 보수층이 결집한다고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 한 차례 탄핵을 겪어본 경험이 있으니까 그에 따른 반동이라고 보면 된다"며 "선거는 중도의 싸움인데 지금 이런 조사가 발표되는 게 국민의힘에도 좋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실제 보수 지지자가 결집하는 건 사실인 거 같고 그로 인해 보수 응답자들의 과표집도 있는 거 같다"며 "문제는 결집하는 게 정당한 내용 때문이 아니라 부정선거 음모 등의 가짜뉴스로 이뤄지는 것으로 이해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유지되는 결집은 곧 무너질 거라 생각한다"며 "그러나 그런 상황에 대해 민주당이 국민과 호흡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한 능력을 보이는 게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sejungki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