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탄핵 압박 속 "여야 합의 전까지 헌법재판관 임명 보류"
입력: 2024.12.26 14:20 / 수정: 2024.12.26 14:20

"대통령 고유권한 행사 자제가 헌법 정신"
"여야 합의 없이 임명된 헌법재판관 없어"
野 '최후통첩' 거부...국회에 다시 공 넘겨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26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헌법재판관 임명을 여야 합의 전까지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임영무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26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헌법재판관 임명을 여야 합의 전까지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26일 헌법재판관 임명을 여야 합의 전까지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의 '탄핵 최후통첩'을 정면으로 거부하며 국회에 다시 공을 넘긴 것이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여야가 합의해 안을 제출하면 즉시 헌법재판관을 임명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불행한 일이지만 우리나라는 벌써 세 번째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를 경험하고 있다"며 "대통령 권한대행은 나라가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안정적인 국정운영에 전념하되 헌법기관 임명을 포함한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권한 행사는 자제하라는 것이 우리 헌법과 법률에 담긴 일관된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불가피하게 이러한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면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서 여야 합의가 먼저 이뤄지는 것이 지금까지 우리 헌정사에서 단 한 번도 깨진 적 없는 관례"라고 설명했다.

한 권한대행은 '황교안 사례'를 언급하며 "황교안 권한대행 역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정에 영향을 주는 임명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헌재 결정 전에는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았고, 헌재 결정이 나온 뒤 임명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 권한을 행사하기에 앞서 여야가 합의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국민의 대표인 여야의 합의야말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마지막 둑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비상계엄 사태의 조속한 수습과 안정된 국정 운영을 위해 헌법재판관 임명이 시급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여야 합의가 동반돼야 한다는 것을 재차 강조했다.

한 권한대행은 "국민이 분노하고 있는데 그냥 임명하면 되지 뭐가 문제냐는 분들도 계시지만 안타깝게도 그렇게 쉽게 답을 정할 수 없다는 것이 저의 고민"이라고 했다.

이어 "헌법재판관은 헌법에 명시된 헌법기관으로서 그 역할과 책임이 막중하다"며 "우리 역사를 돌아볼 때 여야 합의 없이 임명된 헌법재판관은 단 한 분도 안 계셨다는 점이 그 자리의 무게를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또 "특히나 지금은 국가의 운명과 역사를 결정하는 공정한 재판이 헌법재판관에 달려 있는 시점"이라며 "헌법재판소의 구성과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해 합리적인 국민이 이견 없이 수용할 수 있는 현명한 해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헌법재판관 충원에 대해 여야는 불과 한 달 전까지 지금과 다른 입장을 취했고 이 순간에도 정반대로 대립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야당은 여야 합의 없이 헌법기관 임명이라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을 행사하라고 대통령 권한대행을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이 계속되다가는 자칫 불가피한 비상사태가 벌어지지 않는 한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통령의 고유권한 행사를 자제하고, 안정된 국정 운영에만 전념하라는 우리 헌정 질서의 또 다른 기본 원칙마저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한 권한대행은 우원식 국회의장과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름을 차례로 열거하며 "여야 정치인들이 지금 여러분들을 보고 있는 다음 세대 한국인들을 위해 앞선 세대 정치인들을 뛰어넘는 슬기와 용기를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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